14일부 노사협의회 예정…직원 전환배치 등 논의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봉형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대제철이 마침내 포항 2공장 '셧다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13일 포항 2공장 셧다운을 결정하고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 전체 가동을 중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14일부터 셧다운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노사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회사 측에서 포항 2공장 셧다운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추후 노사 협의를 통해 직원 전환배치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항 2공장 셧다운 결정은 시황 악화에 따른 저조한 가동률이 원인이란 설명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인천공장에 이은 국내 주요 봉형강 생산거점 중 하나로 대부분 H형강을 생산한다.

실제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3분기 국내 H형강 수요(내수 판매+수입)는 15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급감하면서 협회 집계 이래(2010~)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분기별 수요는 51만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올해 총수요는 203만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요가 247만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수요는 40만톤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이마저도 4분기 수요가 1~3분기와 같다는 가정인데,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좀처럼 시황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총수요는 200만톤 밑으로 내려앉을 공산도 커지고 있다.
H형강뿐 아니라 봉형강 양대 축인 철근 시장 수요도 이미 바닥 밑 지하까지 떨어지고 있다.
올 1~3분기 국내 철근 수요 역시 58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급감했다. 올해 총수요는 780만톤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총수요가 967만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약 180만톤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중국발(發) 공급과잉을 지적하고 있으나 봉형강 수요 자체가 마르면서 수입산 영향력은 사라진지 오래다.
올 1~3분기 H형강 수입은 26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급감했으며 특히 중국산 수입은 68.8% 급감한 3만5,000톤에 그쳤다.
오히려 같은 기간 일본산 H형강 수입이 11만3,000톤으로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베트남산 역시 2.4% 줄어든 9만3,000톤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