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요 '올해도 부진' 감소 전망
장기 불황 본격 진입…대응 마련 必
'가성비' 한계 '고부가' 시장 개척 절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저가 공세, 각종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전 세계 철강업계가 실적 악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수요 부진 속 탄소중립 규제와 고관세 움직임으로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 경쟁력 악화라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올해 자동차와 조선업도 부진이 예상되면서 국내 철강 수요는 지난해보다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철강업 위기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따른 복합 작용 결과로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특출한 고부가가치와 신시장 개척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처럼 장기 불황 극복을 위해 국내 철강업계도 본격적인 대응 채비에 분주하다. '저성장 뉴노멀' 속 신성장동력을 위한 업종별 신규 투자 및 주력 부문을 모아봤다.

■ (후판) 해상풍력 등 신시장 찾기 주력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를 앞두고 후판업계가 해상풍력 시장 수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철강업계는 후판 수요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조선용 시장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자 비조선용 후판시장 수요 찾기에 나서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높은 해상풍력 시장 성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발표한 지난해 해상풍력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은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비 용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75GW에 달했으며, 특히 유럽은 전체 해상풍력 설비 용량의 45%(34GW)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GWEC는 향후 10년간 해상풍력 시장의 획기적인 성장을 전망했다. 2033년까지 총 410GW의 신규 해상풍력 설비를 예상하며 전체 설비 용량을 487GW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 유럽 지역에서 해상풍력 시장 확대가 예상되며, 특히 중국과 미국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2030년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은 19~30GW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2032년 말까지 전체 해상풍력 설비의 6%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로 사용되는 후판 사용량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은 크게 모노파일과 자켓으로 나뉜다. 모노파일은 바다에 단일 기둥을 세워 터빈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하부 지지구조물로 사용되는 원통에는 후판 200~500톤이 소모된다. 해당 방식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사용되는 강재가 비교적 저급강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 자켓 시공 방식은 모노파일 대비 더욱 깊은 바다에서 사용되며 활용되는 터빈 자체가 모노파일 대비 더욱 크다. 이에 하부구조물에 사용되는 철강재가 대부분 고부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사용량도 많다. 통상 자켓 하부구조물 제작에 1,500~2,000톤의 후판이 사용된다. 철강업계는 해상풍력 터빈이 대형화됨에 따라 자켓 시공 방식이 향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하부구조물 제작에 사용될 후판은 향후 공급 부족이 전망되면서 해상풍력용 철강재 공급 능력을 갖춘 철강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WEC에 따르면 풍력발전에 필요한 두께 100T 이상의 후판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부구조물에 사용되는 유럽표준 규격 'EN-S355' 후판을 100T 두께 이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철강사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에는 통상 100T 이상의 두께의 후판 제품이 사용되며, 최대 150T 이상의 후판이 구조물 제작에 사용된다. 이에 후판을 생산할 때, 압하비(Reduction Ratio)를 고려하면 최소 300T 이상의 슬래브가 필요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비 두꺼운 슬래브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국내 고로사들의 극후물 생산 능력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후판 제조업계는 신재생에너지용 철강재 공급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은 지난 2022년 7월 노르웨이 선급협회(DNV)로부터 신재생에너지용 강재 생산공장을 인증받았다. 이어 지난해 1월 포항제철소 후판공장도 신재생에너지용 강재 생산공장으로 인증받으며, 포스코의 모든 후판공장은 해상풍력용 강재 공급의 기반을 다졌다.
포스코의 후판 제품은 유럽 표준규격 'EN-S355', 'EN-S420'을 충족하고 '균일 항복강도(YP)'를 구현하면서 유럽 등 글로벌 풍력 구조물 설계에 적용할 수 있다.
채현병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큰 철판을 만들어달라는 고객사 요구가 늘고 있다"며 "일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1조원 이상 설비투자를 진행했으며, 포스코 또한 같은 부분에서 고민을 지속 중이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해상풍력 시장 철강재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조선용 판매 비중을 줄이고 해상풍력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판매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 울산2공장이 DNV로부터 신재생에너지 해상풍력 공장인증을 취득했다.
향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에 특화한 강종 공급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일례로 현대제철은 지난해 8월 "세아제강과 협업을 통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탄소저감 후판 및 강관 구조물을 제작·평가하고 해당 소재의 적합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해 생산한 항복강도 355MPa급 해상풍력용 후판을 세아제강이 강관으로 제조해 내외부 기관에서 조관평가를 진행한 결과 기존 고로재 제품과 동등한 품질을 갖춰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 시험생산 및 조관평가에 성공한 탄소저감 후판은 직접환원철(DRI) 및 철스크랩을 원료로 전기로에서 만든 쇳물과 고로에서 만든 쇳물을 혼합하는 제조방식을 통해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저감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제철 자체 기준으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산정한 결과 2021년 생산한 후판 대비 약 12%의 탄소배출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저감 후판 시험생산 및 조관평가의 성공은 해상풍력발전 시장에서 탄소저감 제품의 적용 요구가 증가되고 있는 시점에 거둔 성과다. 소재 공급사와 제조사 간 협업을 통해 향후 탄소저감 소재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넓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시험생산 및 조관평가를 통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한 탄소저감 제품의 실제 생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탄소 배출량을 더욱 저감한 후판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강관) 품질 경쟁력 확보로 차별화
강관 제조업계가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강관 생산 업체는 증가하면서 내수 판매 경쟁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를 비롯한 연관 수요산업의 위축으로 국내 수요가 정체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관 업계가 국내 수요에 비해 적자를 보는 이유는 바로 가격 경쟁력을 통한 매출 확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량과 판매량에 중점을 갖고 있다 보니 강관 업계 스스로 합리적인 감산이 어렵고 적자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강관사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세아제강은 협력사 소속이었던 모든 생산라인의 인원을 직고용으로 전환해 보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인력 확보를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과감한 결정을 단행했다.
아울러 세아제강은 국내외 아연도금강관 시장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4년 말 상업생산을 목표로 도금로 1기 추가 증설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총 3개의 도금로를 확보하게 되며 아연도금강관 생산능력은 기존 15만톤에서 22만톤으로 확대된다.
세아제강은 생산능력 증대를 통해 강관시장 수요가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필수적인 사이즈별 구색 확보로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납기 대응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한, 국내를 넘어 동남아/호주 등 해외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도금파이프의 최강자로 우뚝 선 세아제강. 내수 아연도금강관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더욱 차별화된 고품질의 제품 생산과 효율적인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서 양과 질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스틸파이프는 도금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지속적인 기술 투자의 일환으로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이번에 추가된 공정은 기존의 도금, 백청 방지제 투입, 포장, 검사, 출고 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코팅 설비 및 건조로 투입이라는 신규 단계가 포함된다.
2차 코팅 설비는 도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백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백관 제품의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실제로 도금 내식성 테스트 결과 2차 코팅 공정을 도입하면 백청 발생을 크게 방지하고 제품의 외관 품질을 시험 전과 동일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한진철관은 정부의 시스템비계의 사용 확대에 발맞춰 비계 전용 ECT(와전류 탐상검사) 장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비계용 강관의 품질을 높였다. 한진철관은 비계 전용 ECT설비 도입을 통해 기존 검사로는 한계가 있는 도금재 생산 시 드물게 발생하는 용접 문제로 인한 부분적 냉접 클레임을 조기에 발견해 품질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품의 생산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용접튐 등의 현상으로 발생하는 냉접으로 인한 용접부의 미접합 부분을 조기에 발견해 시스템비계와 단관비계 생산업체들의 품질 개선에 일조할 방침이다.
이어 한진철관은 절단면의 품질 확대를 위해 절단톱을 밀링커터로 교체했다. 밀링커터 절단기 도입을 통해 기존 플릭션 타입보다 절단면 품질을 크게 개선했다. 이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내수와 수출 제품에서 고객사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 (컬러강판) 친환경 신뢰도 제고 노력
동국씨엠 '리-본 그린 컬러강판'(Recycling Born Green Pre-Coated Metal)이 지난해 11월 미국 안전규격 인증기관 UL솔루션으로부터 환경성 주장 검증(ECV, Environmental Claim Validation) 인증을 획득했다.
ECV 인증은 △재활용·재사용 소재 사용율 △유해 물질 함유율 등 제품 친환경성을 제3자 검증 프로그램을 통해 타당성을 입증한 뒤 부여하는 인증 마크다. 재생 소재 함유율에 대한 공정 심사 및 전문 엔지니어 검증 등을 거친다.
동국씨엠은 인증 취득으로 리-본 그린 컬러강판 친환경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리-본 그린 컬러강판은 철스크랩을 활용하는 전기로에서 제조한 열연강판을 기반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도료를 접목한 제품으로, 동국씨엠과 삼화페인트가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했다.
특히 기술 개발을 완료한 뒤, 1년간 폐플라스틱 도료 함량을 두 배까지 끌어올린 점이 이번 검증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톤당 500ml 페트병 200개의 재활용 효과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제품 용도도 가전용에서 건축용까지 확장했다. 건축 외장재는 기후에 직접 노출되고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물성 조절이 필수적인데, 동국씨엠은 연구를 통해 건축용 물성까지 모두 충족시켰다는 설명이다.
동국씨엠은 이번 인증 취득으로 컬러강판 제품의 친환경성이 검증되면서 글로벌 보호 무역 확산 기조 속에서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LG전자 생활가전에도 리-본 그린 컬러강판 적용을 협의하고 있다.
앞서 KG스틸도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단열 패널 제조업체 중 하나인 킹스판(KINGSPAN)과 저탄소∙친환경 컬러강판 엑스톤 연간 계약 공급을 체결한 바 있다.
KG스틸 해외 고객사인 킹스판은 전 세계 건설 시장에 탄소 집약도가 낮은 단열 패널 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건축 자재 사용을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KG스틸은 지난 2008년부터 킹스판 컬러강판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번 공급 계약에는 KG스틸의 저탄소∙친환경 컬러강판이 추가됐다.
KG스틸의 저탄소∙친환경 컬러강판 특징은 두 가지다. 고로 열연강판 대비 탄소 배출량이 약 80% 적게 발생하는 전기로 열연을 원재료로 적용했고, 인체에 유해한 크롬(6+)화합물이 배제된 도료가 사용된 것이다.
특히, 전기로 열연은 고로 열연 대비 가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KG스틸은 지난해 제품 테스트 과정을 통해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5월에는 킹스판 미주지역 총괄사장을 KG스틸 당진공장으로 초청해 생산 과정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급 계약에 따라 양사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공동 대응하는 친환경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동시에 KG스틸은 글로벌 건축 자재 시장에서 친환경 컬러강판 공급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 (철근) LNG 초저온 건자재 시장 공략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천연가스는 2040년 전후로 석탄을 제치고 원유(27%)에 이어 제2위의 에너지원(26%)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저온철근은 초저온(-170℃) 환경에서도 강도와 연성 확보가 가능해 주로 LNG 저장탱크 등에 사용된다.
초저온철근은 LNG 저장탱크 외벽에 사용되는 건축구조용 강재로 상온과 초저온의 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고기능성 강재다. LNG 누출 발생 시에도 건축물의 급작스러운 붕괴를 방지해 안전 확보를 증대하는 기능을 한다.
초저온철근은 일반철근 대비 고청정 조업이 요구되며 균질한 저온 인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일반철근은 초저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경도가 올라 절단이나 파손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철근은 주거시설, 교량 등 상온 건축물에만 사용돼왔던 만큼 초저온철근은 상온뿐 아니라 초저온 영역에서도 사용 가능한 초격차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제철 개발 전까진 글로벌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초저온철근을 독점 공급했다. 일반철근 대비 3배가량 높은 가격을 형성했지만 국내 수요가들은 대안이 없어 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착수,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고객사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제적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 LNG 사용 증대를 위한 초저온철근 국산화를 이룩하면서 최근 현대제철 초저온철근은 2024년 제24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서 동국제강도 2023년 말부터 프리미엄 철근 제품 라인업 확대의 일환으로 초저온철근 'DK-CryoFlex BAR'을 본격 상업화하기 시작했다.
초저온철근 명칭을 'DK-CryoFlex BAR'로 브랜딩 하며 초저온(Cryogenic) 환경에서도 유연하다(Flexible)는 의미를 담았다.
회사는 건축 구조물 구성을 위해 접합이 필수적인 철근 제품 특성상 초저온 환경에서 접합 부위가 취약할 수 있음을 고려해 체결 방식을 차별화해 시공 안정성을 높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동국제강은 2021년 국내 최초 룩셈부르크 소재 초저온 인장 시험 기관 LIST(Luxemburg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초저온 인장 시험에 합격했다.
LIST와 유사한 검사를 자체 수행할 수 있어 품질 관리 능력이 우수하며, 고객사 시험 요구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앞으로도 초저온철근을 비롯한 내진철근·대형H형강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선재) 내진나선형 띠철근 '두각'
경강선재 제조업체 고려열연이 내진용 건축자재인 내진나선형 띠철근 'KSS'와 관련 공법을 통해 건설자재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 현장에서는 철근 배근 난이도 상승과 철근 과밀화, 콘크리트 충진율 불량, 135도 내진갈고리 작업 어려움, 배근 누락, 오시공으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포항과 경주에 발생한 강진으로 기둥의 취성파괴 경험 통해 기둥의 연성거동을 유도하는 공법과 함께 인건비 상승 및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현장 작업시간 축소 등으로 띠철근 배근작업 최소화 가능한 공법이 요구되고 있다.
고려열연의 내진나선형 띠철근 KSS는 내진 성능이 강화된 전단 보강근으로 기존의 띠철근대비 3/4 보강근량으로도 전단내력 및 인성의 향상에 현저한 성능 개선을 나타내며, 시공성 및 경제성 향상으로 노무비 및 강재량 절감이 우수한 제품이다.
KSS공법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나선형 철근 장점으로 콘크리트의 횡구속 면적이 증대되어 연성적인 거동 및 주철근 좌굴방지가 가능하며, 135도 내진갈고리/서브타이 교차배근으로 철근 누락 등 문제점을 사전 방지하여 오시공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 우수한 전단성능에 의한 에너지 소산능력 향상으로 축력에 의한 파괴 또는 지진 하중 시 구조적 안전성 향상으로 내진 성능이 기존 공법 대비 46% 향상된다.
셋째, 띠철근과 나선형 철근의 일체화를 통한 공정 단순화 및 배근작업 단순화로 현장 작업이 간소화되어 기존 공법 대비 시공기간이 50% 이상 단축되고, 고소작업 노출시간 최소화를 통한 안전성도 확보되기 때문에 시공성 향상이 가능하다.
넷째, 작업시간 단축으로 노무비 절감을 통한 공사비 절감, 공장사전 일체화 제작으로 철강재 손실 최소화, 작업자 고령화 및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현장 어려움 해소로 공사기간 준수 및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기존 공법 대비 총공사비 12%, 횡보강근 공사비 24% 절감이 가능하여 경제성이 향상된다.
마지막으로 20% 이상의 철강재 절감 및 운반물량 절감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여 친환경적이다.
기존 띠철근과 비교한 고려열연의 띠철근 'KSS-7'의 항복강도는 785N/㎟로 일반철근 대비 약 1.5배 이상이며, 단면 전체가 균일한 항복강도를 유지하여 횡구속 효과를 극대화한다.
또한 선경, 단면적, 기계적 특성 등 다양한 규격품 제작이 가능해 다양한 건축물 크기 및 설계 사양 별 제작이 가능하다.
고려열연의 KSS공법은 독창적인 기술로 특허 등록됐으며, 2020년 건설신기술 제889호로 지정되고 2023년에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기술인증 지정을 받았다.

■ (STS) 고순도 청정관으로 업황 '뻥'
스테인리스(STS) 강관 제조사 유에스티가 장기 불황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순도 STS 청정관' 판매를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유에스티의 고순도 STS 청정관은 배관 내면에 표면처리를 한 제품으로 특히 수소 등 불순물 접착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반도체 생산공정과 제약 바이오 생산공정 등 매우 높은 작업장 청결성이 유지되는 곳들이 주 매출처로 알려졌다.
고순도 STS 청정관은 청정도의 등급에 따라 AP, BA, EP 등으로 나뉘며 청정도가 높을수록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인식된다. 이 중 청정도가 가장 높은 EP관은 전해연마 공정을 이용해 내면의 표면처리를 실시하기 때문에 내식성과 광택성, 세정성이 향상된다. 유에스티는 EP관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청정관 생산을 위해 2공장에서 소구경과 대구경 2개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생산라인은 자동 세정 라인, 자동 전해 연마 라인, 크린룸 포장라인으로 구성되며 부대설비로 순수제조기 등도 갖췄다.
유에스티가 개발한 제품은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작사 등에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여기에 기존 대비 표면 특성을 향상시키고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EP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유에스티는 항공우주 산업에 필요한 고열, 고내식성 EP 제품 개발 및 고생산성 EP 제품 개발을 추진한단 방침이다.
이 밖에도 유에스티는 정밀 공정기기이나 가스 배관, 열교환기 자동차, 정수기 등은 치수의 오차가 적은 부품류를 요구하는 시장에 STS 정밀관(Precision Tube)을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다이스와 플러그를 통한 정밀 인발과 BA열처리 공정으로 제품의 경도 감소와 내식성, 내외면 품질 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STS 강관 사업도 영위하는 유에스티는 STS강 제품 시장 불황에도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56억 원(개별 기준), 순이익 51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재 비중 확대로 업황 부진에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0.1%(3분기 말 기준), 순이익률 9.3%로 다른 STS 제조사들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유에스티는 올해도 고부가가치재 연구개발 활성화로 비(非)범용재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니켈) 국산화 박차…세계 최초 원료 비율 조정
고려아연이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을 통해 니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료 사용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신공정도 도입될 예정이다. 고순도 니켈은 리튬과 더불어 이차전지 필수소재로 각광받는 원료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켐코의 기존 생산능력(2만3,000톤)에 더해 올인원 니켈 제련소가 완공되면 연간 약 6만5,000톤 물량의 고순도 니켈 국내 공급이 이뤄진다"며 "이는 전기차 1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1위 규모"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최근 신공정 도입도 실시했다. 신공정이 도입된 올인원 니켈 제련소 완공 시 원료 비율을 조절해 니켈을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니켈 제련소가 된다.
기존 설계에서는 니켈 중간재인 매트와 MHP(혼합물)를 각각 2만톤씩 처리하는 반면 이번 신공정 도입을 통해 매트, MHP 각각 1~3만톤 사이에서 탄력적인 투입이 가능하다.
니켈 광산에서 나오는 원광석을 건식 제련법으로 중간재를 만들면 매트, 습식으로 만들면 MHP가 된다. 함유된 불순물의 성분이나 화학적 결합 모양, 습도 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차전지용 니켈로 정련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공정이 요구된다.
이번 신공정을 도입한 데는 전기차 시장에 드리운 캐즘(Chasm)의 영향이 컸다. 고려아연은 캐즘으로 니켈 가치가 하락하자 완공 시점을 6개월 늦추는 대신 공정을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원료가 될 니켈 원광은 세계 2위 원자재 거래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2023년 11월 트라피구라와 니켈 원광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장기계약을 통해 트라피구라가 고려아연에 공급할 물량은 연평균 3만톤에 달한다. 이외에도 제련소 건설에 있어 양사는 총 1,849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올인원 니켈 제련소 프로젝트를 통해 고려아연은 황산니켈, 전구체로 이어지는 'KZ 니켈 밸류체인' 확립에 더욱 다가섰다는 평가다.

■ (글로벌) 유럽 현지 생산, 보호무역주의 돌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북미에 이어 유럽에도 전기차 핵심 부품 구동모터코아 공장을 세운다. 보호무역주의 심화 속 회사는 관세장벽 리스크 해소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6월 폴란드 오폴레주 브제크시에서 신규 구동모터코아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폴란드 브제크시는 독일과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유럽 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생산기지와 인접해 있어 현지 조달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받는다.
구동모터코아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제외한 대부분 종류의 친환경차 구동계의 핵심 부품으로 향후 수요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폴란드 공장은 올해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며, 현대기아차의 유럽 현지생산 전기차에 적용될 모터코아 103만대 생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향후 유럽 주요 전기차 생산업체들을 공략해 폴란드 공장에서만 2030년까지 연 120만대 구동모터코아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의 포항, 천안을 포함해 멕시코, 인도, 폴란드까지 국내외에 걸친 구동모터코아 글로벌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됐다. 2030년까지 글로벌 연산 750만대 체제,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친환경차 부품사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아시아, 북미에 이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최전선인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향후 유럽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과 추가 협업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부품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