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의 한국 철강시장”…中 열연강판 수입 3년 연속 100만 톤 훌쩍

“무방비의 한국 철강시장”…中 열연강판 수입 3년 연속 100만 톤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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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1.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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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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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37만 톤 유입…2020년대 들어 2번째로 많은 물량
中 저가 수입재에 국내 시황 흔들흔들

중국산 열간압연강판 수입이 140만 톤에 육박하며 역대급 실적을 자랑했다. 2020년대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3년과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전년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산 수입재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했으며, 국내 유통가격 또한 크게 흔들렸다. 특히 중국 철강 선물 가격과 한국향 오퍼가격은 국내 제조업계의 가격 방침보다 더 큰 영향력을 휘두르며 국내 시장 영향력을 극대화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은 137만8,208톤으로 집계됐다. 2023년 연간 수입량인 144만1,659톤 대비 4.4% 줄었지만, 140만 톤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2024년 연간 수입량은 2020년대 이후 수입량 중 두 번째로 많았던 실적을 나타냈다. 

열연강판 수입은 2020년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의 경우 팬데믹 초기 물류 대란과 국가별 봉쇄 등으로 제품 수입이 감소한 바 있다.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은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 2023년에는 6년 만에 최대치인 144만 톤대를 나타냈다.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 증가는 중국 경기 불황과 이에 따른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크다. 중국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및 건설경기 침체와 경기 둔화로 중국 내수 철강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철강업계는 과잉 생산된 철강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과잉생산 물량은 5천만 톤대 수준이었으나 2023년 기준 1억2천만 톤대까지 급격히 늘었다. 2024년 중국 철강 수출량은 약 1억1천만 톤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물량이며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시장은 가격에 의한 수급 조정이 불가한 비정상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 증가에 따라 국내 철강시장 가격 하방 압력도 강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 증가는 국내 철강사에 가격 경쟁의 압력을 심하게 가했다”라며 “기초 소재인 열연강판 가격 하락으로 인해 하공정 제품 가격도 하락을 이어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관계자는 “중국산 수입이 최근 추세를 지속한다면 국내 철강 산업 경쟁력을 크게 약화할 것”이라며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국내 열연강판 제조사인 현대제철은 저가 수입산의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중국산과 일본산 등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철강업계는 올해 1분기 열연강판 수입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를 웃돌며 수입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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