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국산화 및 국내 자립 공급망 확보에 기여

고려아연과 LG화학이 함께 설립한 고려아연의 2차전지 소재사업 핵심 계열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 양산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2022년 8월, 고려아연이 자회사 켐코를 통해 LG화학과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는 지난해 3월 연간 2만톤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다. 이후 생산된 시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해 품질 검증을 받는 등 마무리 절차를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첫 양산과 함께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늘려 하반기부터는 최대 생산 체제로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은 그간 중국에 전구체를 비롯한 양극재 소재를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전구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무려 97%에 달한다.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중국기업들이 월등한 우위를 보이면서 대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돼 온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양산이 전구체 국산화에 기여함은 물론, 국내 기업 간 협력으로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전구체는 고객사 요청이 가장 많은 ‘하이니켈 전구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니켈 전구체’는 전구체의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려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고려아연의 ‘리튬이차전지 니켈(Ni)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 제조 및 공정기술’은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전구체는 세계 최대 용량의 반응기를 구축함과 동시에 고려아연의 제련기술 노하우가 집약된 리사이클링 신공정을 도입하여 전구체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허균 한국전구체 대표는 “전구체는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여서 완제품을 만드는 고객사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전구체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함께 전구체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전구체의 경우 시제품 생산부터 양산품 품질 승인까지 절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고려아연과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2023년 11월에 황산니켈제조 자회사인 켐코를 통해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착공에 들어갔으며, 니켈제련-황산니켈-전구체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2026년 완공되는 고려아연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한국전구체의 제품생산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