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먹거리 銅스크랩 두고 韓 '소식', 中은 '포식'

산업 먹거리 銅스크랩 두고 韓 '소식', 中은 '포식'

  • 비철금속
  • 승인 2025.03.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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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원진 기자 wj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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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및 중국 기업 위치 동남아행 동스크랩 수출 증가세
사실상 중국행 물량 대부분..."생산성, 마진 적신호 나타나"

출처=GLE SCRAP METAL
출처=GLE SCRAP METAL

중요 산업 먹거리로 평가받는 동스크랩의 중국 유출이 급증하면서 국내 신동업계의 스크랩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동제품 제조 공정 및 자원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스크랩은 순수 전기동 대비 저렴하면서도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적 장점까지 갖춘 자원이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 신동업계는 동스크랩 활용을 통해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동스크랩 사용률도 상당하다. 국내 최대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는 제조에 필요한 동 전량을 스크랩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최대 동봉 제조업체인 대창 역시 공정 투입 동의 약 95%를 동스크랩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동업계가 동스크랩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원가 절감과 직결된다. 

스크랩과 전기동을 활용하는 설비가 각각 다르다는 점도 스크랩 활용률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의 설비로 스크랩과 전기동을 모두 활용할 수 없다보니, 공장에서 투입되는 원자재를 일원화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동스크랩이 국내 신동업계에 가지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내수 스크랩의 해외 유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주요 유출지는 중국으로, 지난해 중국은 '23년 대비 28% 증가한 8만5,822톤의 스크랩을 수입하며 당 해 전체 스크랩 수출 중 약 66.7%를 차지했다. 올해도 유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2025년 2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1만5,481톤의 국산 스크랩이 중국으로 반출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국산 스크랩 매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태국은 2만731톤, 말레이시아는 1만5,864톤을 수입하며, '23년 대비 각각 56.4%, 5.6% 증가했다. 올해 역시 같은 흐름이 이어져 2월 누적 기준 태국은 2,771톤, 말레이시아는 2,605톤을 수입하며 각각 전년 대비 49.5%, 1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중국 신동기업의 주요 거점이다. 구체적으로 태국 촌부리 주에 위치한 유옌 분말(Youyan Powder Materials)의 연간 5,000톤 전해 구리 분말 생산 공장, 중국의 풀 드래곤 전력(full dragon electronic)과 제휴를 맺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동봉 제조기업 타윈(Ta Win)의 공장, 올해 3분기 완공 예정인 진티엔(Jintian) 연산 8만톤 규모 태국 동관 공장 등이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동스크랩 수출 중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5%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지 중국 공장들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국내 동스크랩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신동업계는 이러한 문제를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국행 동스크랩 수출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현행법 상 개인 간 거래(고물상, 소규모 재활용 업체 등)에서는 세금계산서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중국 상인들이 직접 국내에 상륙해 현금 거래 방식으로 시세보다 비싼 값에 스크랩을 매입하며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 무역상사에 바지사장을 내세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금으로 이뤄진다는 특성상 흔적이 남지 않아 매매 현장을 직접 적발하지 않는 이상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스크랩 유출로 인해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신동업계는 생산성과 마진 하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신동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의 스크랩 유출로 인해 폐 전선 등 고순도 스크랩 매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결국 저순도, 저함량 스크랩 사용량을 늘릴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생산성과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스크랩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원가인증제'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국산 동스크랩을 원료로 제조된 중국 제품이 국내로 역수입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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