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절벽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국방이 심각하다. 나라를 지키는 병력이 부족하다. 그 자리를 기계가 대체한다고 하지만 다 그렇지 못하다.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것과 같다. 과거 100만 대군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군대는 50만 명도 위태로울 정도다. 지금의 인구 절벽을 고려하면 향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자리를 기계가 대체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니 걱정이다. 자주국방도 기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금 상황은 빨간불이 켜졌다.
무기를 운용하는 것도 인간이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갖고 있어도 이것을 운용할 수 있는 병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인구 절벽이 낳은 문제다. 설비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으면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병력이 부족한 것 같이 우리 업계도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당면한 문제다. 국가는 이 문제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님만의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우스갯소리로 ‘보쌈이라도 해야 할’ 정도로 절박하다.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이다. 인력난은 대기업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중소기업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은 기업 성장 정체, 생산성 감소의 원인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기존 직원의 과도한 업무량 증대 등 연쇄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이직이 잦은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3D 업종은 인력 고령화가 심각하다. 젊은 사람들이 찾지 않으니 퇴직하고 싶어도 퇴직할 수 없는 직원이 많다. 이주노동자로 대체하려 하지만 이들로는 한계가 있다. 국내 근로자처럼 소통이 쉽지 않으니 기술 배우는 것도 더디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지만, 청년은 취업난을 겪고 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현명한 대책이 필요하다. 청년이 찾아오는 기업을 만들려면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인정받는 기업이 많다. 반대로 흠이 있는 기업은 인력난 해결이 쉽지 않다. 임금 체불과 산재가 잦은 업체를 좋아할 청년들은 없다. 근로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복지 수준을 높인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을 충족하지 못하고 인력난을 호소하는 것은 사장님의 욕심이다. 선수가 훌륭하게 경기를 할 수 있게 운동장을 잘 닦아 놓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놓고 선수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다. 이러한 훌륭한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면 그것은 선수의 문제이지 사장님의 문제가 아니다. 롯데타워처럼 높아진 청년들의 눈높이도 낮출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청년 모두가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취업난 앞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이 마음만 고쳐먹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문제이다.
인공지능(AI)이 소리소문 없이 생활과 산업현장에 스며들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제는 경영자들도 깨어나야 한다. 언제까지 주먹구구식 경영을 할 것인가? 이 흐름에 과감히 올라탈 필요가 있다. 인력난 해소, 생산성 향상을 해결해 주는 스마트공장 구축과 디지털전환 기술의 도입이 대안이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실증 중심의 성공사례와 솔루션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다행히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및 자동화전’이 열린다. 이 전시회가 답답함을 풀 열쇠가 되었으면 한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여성의 현역병 복무 기회를 넓히고 복무 실태 보고를 의무화하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저출산에 따른 병역 자원 급감과 장래 병력 공백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의 현역병 복무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개정안은 병무청장이나 각 군 참모총장이 현역병 선발 시 성별 관계없이 지원자를 선발하도록 해 여성에게도 현역병 복무의 길을 열도록 했다. 의무 복부는 아니지만, 인구 절벽이 낳은 또 다른 제도가 될 수 있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국가 안보를 위한 대책이라는 취지가 공감이 간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가족계획을 강조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상황이 돌변했다. 지하철에 애기가 타면 모든 시선을 받을 정도로 아이가 귀해졌다. 10년 후가 되면 상황은 더욱 바뀔 것이다. 아마도 공장에는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많이 대체할 것이다. 군은 여성도 의무복무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스마트화와 디지털화를 준비하지 못한 사장님은 회사 문을 닫고 자연인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렇듯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직장도 그렇고 나라를 지키는 국방도 그렇다. 인구 절벽 시대를 맞은 2025년의 우리 사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