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체 품목 94.8% 자유화…말레이시아는 92.7%
자동차·철강·화학 등 주력 산업 수출시장 접근 확대
에너지 전환·인프라·건설 분야 공동 프로젝트 확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다. 이번 합의는 양국 간 교역 확대와 산업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며 교역 구조 다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번 FTA 체결로 한국은 전체 품목의 94.8%, 말레이시아는 92.7%를 자유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288개 품목, 말레이시아는 682개 품목의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철강·화학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에 새로운 시장 접근 기회를 확보했다. 반면 농수산물 수입에 대해서는 추가 개방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방위산업과 인프라 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FA-50 경공격기 2차 도입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으며 에너지 전환 및 건설 분야에서도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확대하기로 했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의 국방 역량 강화에 있어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방산 협력 양해각서(MOU)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일간지 ‘더 스타’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FTA 개선 협상을 추진해 연간 교역액 3,000억 달러(약 43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자”고 제안했다. 한-아세안 FTA는 2005년 타결돼 2007년부터 발효됐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해 설명하며 아세안 회원국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다만 유엔총회에서 제시한 ‘엔드(E.N.D.) 구상’은 이번 회의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고려한 행보로 보고 있다.
이어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지정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아세안+3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