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경영, ‘대구텍’이 구현한 지속가능 제조 혁신

[르포]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경영, ‘대구텍’이 구현한 지속가능 제조 혁신

  • 비철금속
  • 승인 2025.11.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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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영은 기자 ye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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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전 과정의 에너지·자원 효율화, ‘디지털 전환과 결합하다’
자동화·IoT·데이터 기반 생산 시스템으로 품질과 생산성 동시에 향상
ISO 인증으로 완전한 에너지 관리 체계 구축

 

대구 달성에 위치한 대구텍 공장은 ‘산업 현장의 미래’를 압축해 놓은 듯한 환경 속에서 ESG 정신을 실천하고 있었다. 초경절삭공구와 텅스텐 분말 등 정밀 금속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 공장을 둘러보며 마주한 장면들은 단순한 제조업체를 넘어선 ‘지속가능 제조업 실험실’에 가까웠다. 대구텍이 강조하는 전 과정에서의 에너지·자원 효율화는 공정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텍의 지속가능성 전략은 제품 수명 전 과정에서 이뤄지는 가치사슬 관리가 중심에 있다. R&D, 제조, 판매에 이르는 모든 단계가 순환 구조로 체계화되어 있으며 특히 자원 재사용을 중시하는 순환경제 원칙이 깊게 배어 있다. 희유금속인 텅스텐을 주원료로 쓰는 만큼 원재료 손실을 줄이고 폐제품의 회수율과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연구개발이 핵심 과제로 추진된다.

대구텍 전경사진

 


데이터와 자동화로 최적화된 스마트 제조 시스템


공장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치는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였다. 대구텍의 에너지 혁신을 상징하는 이 시스템은 생산라인별 실시간 에너지 사용을 측정하고, 에너지·배출·비용 집약도를 산출해 전사적 의사결정 시스템과 연동된다. 분석된 데이터는 설비 교체나 공정 운영 조건 조정 등 보다 근본적인 개선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며 장기적으로는 생산 효율과 제품 품질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한다. 특히 FEMS가 회계 시스템과 직접 연결돼 원가관리까지 자동화한 사례는 2019년 한–EU 배출권 거래제 협력사업에서 모범 사례로 선정될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성과였다.

이와 더불어 대구텍은 FEMS와 ESS, SCADA 기반 시스템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 및 DSS(Decision Support System)와 연계하여 공정 최적화와 의사결정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과 설비 성능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비 가동률, 유지보수 시점, 생산라인 부하 분산 등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또한, 각 라인의 KPI와 BSC 지표와 연동된 데이터 분석 결과는 부서별 성과 평가 및 개선 활동에 직접 반영되며 직원들이 에너지 절약과 품질 향상 목표 달성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준다. 이러한 통합적 디지털·에너지 관리 체계는 단순한 설비 운영의 자동화를 넘어 제조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고 원가 경쟁력과 환경 성과를 동시에 확보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텍의 ESS 운영도 돋보였다. 전력을 야간 저부하 시간대에 저장해 주간 피크 시간에 활용하는 시스템은 전력 사용의 효율을 높이고, 운영 비용 절감에도 크게 기여했다. LED 조명, HVAC 관리 시스템, 컴퓨터 자동 대기모드 등 일상 설비 운영에서도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기반의 효율 관리가 촘촘히 이뤄지고 있었다. ISO 50001 인증을 받은 만큼 에너지 정책 수립에서부터 목표 설정, 프로세스 개선, 기술 도입까지 전사적 에너지 관리 체계가 완전하게 갖춰진 모습이었다.

 

대구텍 종합방재실(제공=대구텍)
대구텍 종합방재실(제공=대구텍)

특히 대구텍은 디지털 전환 분야에 집중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공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생산 시스템을 제어한다. 자동 비전 검사 장비는 크기·색·형상 등을 단번에 판정하지만 민감도가 높은 특성 때문에 2차 인력 검수를 병행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있었고 물류센터에는 자동 선별 시스템까지 도입되어 생산성과 품질 관리를 동시에 잡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었다. 다양한 에너지·환경·안전 시스템이 단순히 개별 기능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스템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ERP나 경영 정보 시스템과 같은 상위 의사결정 체계에 활용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가 체계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설명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실무자들은 “에너지 관리가 결국 투자로 이어지고 다시 그 결과가 원가 경쟁력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부서별·라인별 배부 기준을 자동화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회계 구조를 만든 점도 특징적이었다.

제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현장이라는 점도 분명했다.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데이터·IoT·자동화 시스템은 생산성을 30%, 효율성을 25% 끌어올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텍은 디지털 시대의 설비 운영 최적화와 고객·공급망 협력을 통해 제조업 가치사슬 전체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었고 한때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모범 사례로 소개될 정도로 앞선 에너지 경영 모델을 구축해왔다.


ESG 기반 선순환 구조와 지역사회 연계 활동


대구텍 벚꽃축제
대구텍 벚꽃축제

동시에 대구텍은 지역 사회와의 친화적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봄철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주말 동안 공장 부지 내 벚꽃길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주민들이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9일 비철금속협회 도석구 회장과 풍산 박우동 부회장, 풍전비철 송동춘 회장 등 관계자들이 대구텍을 방문했다. 이는 대구텍의 ESG 기반 제조 경쟁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보여주었다. 공장을 직접 둘러본 업계 리더들은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효율화, 그리고 원가관리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대구텍의 선순환 구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왼쪽부터 비철협회 김홍국 부회장, 비철협회 도석구 회장, 대구텍 한현준 사장, 풍전비철 송동춘 회장, 풍산 박우동 부회장, S&M미디어 배장호 사장, 비철협회 이승훈 본부장

대구텍 공장은 기술 혁신과 ESG 경영이 추상적 비전이 아닌 구체적 시스템과 실제 데이터로 구현되는 공간이었다. 절삭공구라는 전통적인 제조업 영역에서 대구텍은 지속가능성과 디지털 혁신을 결합해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 자원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현하며 국내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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