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열연강판 EU 수출, CBAM ‘입장료’ 부담 가시화…“배보다 큰 배꼽”

[단독] 韓 열연강판 EU 수출, CBAM ‘입장료’ 부담 가시화…“배보다 큰 배꼽”

  • 철강
  • 승인 2025.12.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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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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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단계적 적용…초기 부담은 제한적, 중장기 비용 급증 구조

유럽 시장으로 향하는 한국산 열연강판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른 비용 부담이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구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이 CBAM의 제품별 기준과 국가별 기본값을 확정 수순에 올리면서, 무상할당 축소 일정에 따라 초기에는 제한적인 비용이 발생하되, 제도가 완전히 시행되는 시점에는 톤당 수십만 원 수준의 부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단기 비용보다 중장기 비용 구조 변화가 먼저 가시화되는 국면으로, 한국 철강업계의 대(對)유럽 수출 채산성이 구조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CBAM 전면 적용 시 ‘톤당 34만 원’ 부담 시나리오


본지 추산에 따르면 CBAM이 완전히 시행되고 한국산 열연강판이 EU가 설정한 기본 배출계수(2.118tCO₂e/톤)를 그대로 적용받을 경우, 이론상 부담액은 톤당 약 196유로, 원화로는 약 34만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이는 EU가 자국 철강업계에 제공해 온 무상할당 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최대 부담’ 기준의 시나리오다.

무상할당이 단계적으로 유지·축소되는 현 단계에서는 CBAM 산정 과정에 EU 배출권거래제(ETS)의 벤치마크가 함께 반영된다. 
 

CBAM 도입 시 가격 구조 변화. /철강금속신문
본지 조사

이에 한국산 열연강판의 기본 배출계수에서 EU가 자국 업계에 무상으로 인정하는 벤치마크 수준(1.33575tCO₂e/톤)을 차감한 뒤, 최근 EU 탄소가격을 적용할 경우 현 단계에서의 CBAM 순부담은 톤당 약 11만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무상할당 축소 비율이 해마다 확대되면서, 제도가 완성되는 2034년 전후에는 톤당 수십만 원 수준의 비용이 구조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의 성격은 단기보다 중장기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초기 비용은 낮지만, 2026년을 기점으로 한국산 열연강판은 '탄소 비용'이라는 새로운 무역 장벽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부담의 기준이 되는 제품별·국가별 기본값은 EU가 12월 중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집행위원회 안에 따르면 한국산 열연강판(HRC)의 기본 배출계수는 톤당 2.118t(CO₂e)로 설정돼 있다.

무상할당이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실제 수출가격에 비용을 대입하면 부담 구조는 보다 분명해진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11월 기준 한국산 열연강판의 유럽향 평균 수출가격은 톤당 588달러 수준이다.

이를 최근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87만 원으로, CBAM이 전면 적용돼 톤당 약 34만 원의 탄소 비용이 반영될 경우 최종 반입 가격은 120만 원을 웃돌게 된다. 이는 국내 유통가격 톤당 81만 원과 비교하면 40% 후반대의 가격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비용 자체는 크지 않지만, CBAM은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며 “지금은 수천 원짜리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십만 원 단위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이미 꺾인 EU 수출…CBAM은 ‘추가 압박’


CBAM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되는 이유는 한국산 열연강판의 대EU 수출 흐름이 이미 하락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유럽연합(EU)향 열연강판(열연광폭강대) 수출은 최근 3년간 물량이 크게 줄었다.

2023년 60만5,528톤이던 수출량은 2024년 56만6,018톤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46만6,802톤(11월 기준)까지 감소했다. 수출액 역시 같은 기간 4억2,282만 달러에서 2억6,579만 달러로 급감했으며 평균 수출가격도 톤당 698달러에서 569달러로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격과 물량이 동시에 압박받는 상황에서, 완전 시행 시 톤당 30만 원을 웃도는 CBAM 비용이 추가될 경우 한국산 열연강판의 EU 수출 채산성은 더욱 빠르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유럽 철강 시장의 수요 부진 역시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12월 셋째 주 기준 북유럽 기준 열연강판 가격은 연말 비수기와 제조업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한 주 사이 톤당 50유로 이상 하락하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2025년 EU 철강 소비량은 전년 대비 0.2% 감소한 1억2,800만 톤을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은 3.8% 감소했고, 건설 부문 역시 0.1% 성장에 그쳤다. 2026년 철강 소비가 3%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지만, 에너지 비용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CBAM 부담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영향은 더욱 분명해진다. 최대 톤당 약 34만 원의 추가 비용이 붙을 경우, 한국 철강업계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개별 계약을 넘어 연간 손익을 좌우하는 수준으로 확대된다.

2025년 1~11월 기준 한국의 EU향 열연광폭강대 수출량은 약 46만7천 톤이다. 무상할당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을 가정해 현재 수출량에 대입하면, 잠재적인 연간 부담 총액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수출량이 2023년 수준인 약 60만 톤을 유지할 경우 연간 부담은 2,000억 원에 근접한다. 반대로 최근과 같은 수출 감소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연간 CBAM 부담이 1,000억 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럽 시장으로 향하는 한국산 열연강판(HRC)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른 비용 부담이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구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철강금속신문
유럽 시장으로 향하는 한국산 열연강판(HRC)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른 비용 부담이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구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철강금속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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