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철강·금속株, 진정한 옥석 가리기

뜨거워진 철강·금속株, 진정한 옥석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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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2.0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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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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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내 철강·금속 시장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실물경기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철강 수요는 여전히 ‘한겨울’인데, 코스피(KOSPI) 지수가 5천 포인트를 훌쩍 넘어서며 뜨거운 주식시장에서는 철강·금속 업종의 시가총액도 ‘봄날’처럼 솟구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현장의 비명은 여전한데, 증시에서는 철강·금속주들이 무서운 기세로 몸집을 불리는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철강·금속 상장기업 50곳의 시가총액은 과거처럼 증발하지 않고 오히려 20% 넘게 급증했다. 최근 20일 사이에만 무려 14조 6천억 원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 8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실물 경기와 자본 시장의 괴리가 분명한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철강금속 업종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단순히 기업의 덩치가 커졌음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의 경기 흐름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봐야 한다.

가장 먼저 짚어볼 점은 ‘최악, 바닥은 지났다’는 시장의 선행 학습이다. 주식 시장은 보통 실물 경기보다 6개월 앞서 움직인다. 현재 철강 수요가 최저점을 찍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글로벌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인 철강주에 선취매 물량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철강·금속주 시총 상승의 견인차는 1등주인 고려아연과 포스코홀딩스였다. 두 회사는 단순 생산에서 벗어나 친환경 및 첨단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시총 증가율은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고려아연은 20일 만에 시총이 8조 원 넘게 불어나며 포스코홀딩스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는 단순한 금속 수요 회복을 넘어, 경영권 관련 이슈나 이차전지 소재 등 비철금속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제련소 투자나 신규 핵심소재 프로젝트의 성장 가능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2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철강 기업’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의 시총 상승은 단순히 ‘철강을 많이 팔아서’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사업 다각화라는 ‘미래 가치’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와 식량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이차전치 소재사업에서 업턴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철강사가 웃은 것은 아니다. 상장 주요업체 가운데 20곳은 오히려 시총이 하락했다. 특히 대한제강의 경우처럼 시총이 반토막 가까이 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시장이 이제 모든 철강주를 묶어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원가 절감 능력이 뛰어나거나,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거나, 혹은 특정 테마에 부합하는 종목들 위주로 자금이 쏠리는 ‘선별적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철강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금의 상승세를 보는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지금의 시총 증가는 철강 산업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철저하게 실적 위주로 종목을 골라내라는 ‘옥석 가리기의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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