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철강사들 ‘M&A’로 몸집 불린다

인도 철강사들 ‘M&A’로 몸집 불린다

  • 철강
  • 승인 2008.09.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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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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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탈·타타·에사르 등 세계 시장서 ‘큰손’ 부상
광산 투자도 적극 … 발상의 전환 통해 기회 포착


2007년 초 인도의 타타스틸이 영국의 코러스를 인수하자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조강생산 500만톤 정도 규모인 인도의 철강사가 역사적으로 유래 깊고 생산규모가 3배인 철강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2006년에 역시 락시미 미탈 회장이 아르셀로를 인수했음을 떠올리면, 인도 사람들이 세계 철강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도 철강업체들이 해외 인수·합병(M&A)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례는 이 외에도 더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에사르스틸인데, 에사르는 지난해에만 북미에서 2건의 M&A를 성공시켰고, 올해에도 미국의 에스마크를 인수하려 했으나 아깝게 실패한 바 있다.

 

■에사르스틸, 북미 철강사들 인수

 

에사르스틸이 북미에서 인수한 회사는 모두 오대호 연안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과거 철광석 산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2차 대전을 거치면서 고품위 철광석이 모두 소모됐다. 현재는 철 함량이 22%가량인 저품위 광산들이 대부분이다. 이 지역에 호주·브라질에서 생산된 저렴한 고품위 철광석들이 수입되자 현지의 많은 광산들이 문을 닫았고, 현지 철강업체들 또한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철강업계의 높은 유산비용(Legacy Cost) 때문에 이 지역에서 철강업 입지로서 장점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에사르는 이 지역 철강사들에 관심을 갖고 사업 기회를 포착해 철강사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에사르가 이 지역에 주목하게 된 것은 최근 철강업계에 불어닥친 원료가격 상승이라는 조류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경제성이 없던 곳으로 여겨졌던 이 지역의 광산들이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에사르는 비록 개별 공장 하나로는 경쟁력이 없어도 몇 개를 인수해 묶어서 운영하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에사르 관계자가 언론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에사르가 인수한 미네소타스틸은 약 14억톤의 철광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슬래브를 만든 뒤 이 슬래브로 오대호 연안의 다른 철강사가 최종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면 충분히 기존 경쟁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 글로벌 관점에서 비록 생산원가는 높은 편이지만, 미국 내 다른 경쟁사에 비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한편 에사르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철강사로 자체 광산이 없어 인도 내에서는 세일이나 타타스틸에 비해 비교적 열세에 있으며 조강생산 규모도 460만톤 정도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체 광산 확보를 위해 인도 내에서도 광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네소타스틸을 인수한 것도 펠릿타이징, HBI 생산공정에 자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 철강업체, M&A에 강하다

 

이처럼 인도 철강사인 미탈스틸·타타스틸·에사르스틸은 모두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업체 외에도 인도 내 최대 생산업체인 세일 또한 국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이스코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또 다른 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도 철강업체들이 M&A에 강한 이유에 대해 인도인의 상술, 영어 구사 능력, 금융 네트워크 등을 들기도 하는데, 가장 큰 요인은 창의력이다. 그들은 모두 남들이 시도해 보지 못한 것들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미탈이 아르셀로를 적대적으로 인수한 것, 타타가 덩치가 3배나 되는 코러스를 인수한 것, 에사르가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미국 철강업체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한 것은 모두 창의적인 시도였다.

이대우 연구위원<포스코경영연구소>
<출처 : 포스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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