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등 장중 1,200원 돌파, 산업계 경영난 심화

환율폭등 장중 1,200원 돌파, 산업계 경영난 심화

  • 일반경제
  • 승인 2008.09.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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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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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달러 수요 겹친 현상 해석, 1,200원 넘으면 부담 커져
철강업계, 원료 수입 큰 부담…KIKO 등 중기 추가 피해 우려



  국제금융위기, 자금경색,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 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산업계에 환율까지 폭등해 엎친데덮친격으로 경영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200원을 돌파하며 약 5년만에 최고를 기록하자 업계는 국내외 경영 환경 급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것 같다며 환율불안이 올해 경영실적 악화를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오늘 장중 한때 달러당 1,2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일시적인 수요가 겹친 현상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다. 다만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설 경우 키코 등 환헤지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에서 적절한 환율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업체의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1,200원이 넘는 경우 원자재 수입가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부담이 되는 부메랑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환율이 1천원대 수준에서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철강업계
  원료나 반제품의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국내 철강업계도 환율 급등의 충격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사업구조상 내수시장 공급 비율이 높은 철강업체들은 달러를 벌기 위해 갑자기 거래선을 해외로 돌릴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포스코의 경우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원료구매에 지출하는 이른바 `내추럴 헤징'을 쓰고 있기 때문에 환율 쇼크가 발생해도 대체로 완충이 가능하다는 게 포스코의 입장이다.

■ 조선업계
  수년 뒤에 인도될 선박을 수주해야 하는 영업 특성을 가진 조선업계는 환율 변동을 감안해 미리 선물환매도 등의 헤징을 해 두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조선업계에도 환율이 뛰면 더 많이 들어올 돈이 헤징(위험분산)을 하는 바람에 덜 들어오는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평가손실이 생길 수 있지만 안정적인 사업 운용을 위해 헤징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자동차·전자업계
  환율이 오르면 덕을 보는 업종도 적지 않다. 수출 주력 업종이 대표적으로 자동차, 전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동차, 전자 등 수출이 주력인 업종들은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된다. 다만 환율이 오를 때 부품이나 원료 수입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출업종이라고 해서 환율 상승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환율이 상승하면 혜택을 보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현대차의 경우, 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매출이 1천200억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지나치게 오르면 그만큼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을 막기 위해 통상 구매 과정에서 헤징을 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해외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투자액의 절반 정도는 달러나 유로화 등으로 현지에서 차입조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시 외화 부채에 대한 평가손실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대.기아차그룹은 외화부채 성격의 투자를 가급적 지양하거나 결제 통화를 바꾸는 등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전자업계도 널뛰기를 반복하는 환율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가격 경쟁력에서는 유리한 측면이 있으나 달러부채로 인한 외환관련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환율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단기간의 환율 급등락은 예측가능한 경영을 저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LG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은 근본적인 환(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LG전자는 환율 등락과 관계없이 연초 결정한 올해 사업기준환율(1달러에 885원)에 맞춰 예정대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고,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환헤지나 환투자가 아닌 원가경쟁력, 비용절감 등 사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해운업계
  해운업계는 외화로 운임을 받고 외화로 비용을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은 덜하다.
  국내 대형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은 국내에서 받는 운임은 전체 매출의 5% 정도 밖에 안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외화로 결제가 이뤄진다. 연말 결산 때 장부상으로 잡혀 있는 부채의 규모가 커질 수 있지만 대부분 투자 목적의 장기 부채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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