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리컬럼-중국 철강산업 진흥 조정규획과 그 영향

포스리컬럼-중국 철강산업 진흥 조정규획과 그 영향

  • 철강
  • 승인 2009.03.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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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곽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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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소 김동하 연구위원


미국發 금융위기가 중국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던 작년 11월말, 중국 국무원은 철강, 자동차, 조선 등 10대 중점 산업에 대한 <산업조정·진흥 규획> 제정에 착수했다. 규획(規劃)은 5년 이상의 장기 정책 가이드라인을 의미하며, 오랜 시간을 두고 ‘초안-의견수렴-수정-심의’과정을 거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이번 <철강산업 조정·진흥 규획(이하 <규획>으로 약칭)>은 불과 한달 반 만에 최종 심의본을 마련하여 사안의 긴박함을 짐작케 했다.

결국 국무원은 2009년 1월 14일, 본 <규획>에 대해 원칙적인 통과를 결정하였다. 아직 최종본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고, 현재 <실시세칙>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요 쟁점 사안들이 중국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14일에 폐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11기 2차)에서도 위 10대 산업 진흥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여, <규획>이 8% 경제 성장 달성의 중요 정책 수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국무원은 <규획>을 제정함에 있어 정책 조치 범위를 3년(2009~2011년)으로 하였다. 이는 <규획>의 첫 번째 정책 목적이 단기적으로 철강업을 진흥시키는 것임을 밝힌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아울러 중점 기업, 중요 품종, 시장 안정 등을 우선 보호해야 하며, 동시에 시장 퇴출 시스템을 활용하여 산업구조의 업그레이드를 도모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규획>이 천명한 중점 사항으로는, 1) 철강 총량 통제, 2) M&A를 촉진하여 집중도 제고, 3) 수입 철광석 가격 인하와 철광석 시장질서 정돈, 4) 국내외 시장 동시 개발과 국내 산업 보호망 확보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위해 마련한 정책 조치로는 1) 강재 수출입 관세 조정, 2) 낙후 생산능력의 퇴출 시스템 구축 및 책임제 도입, 3) 기업 M&A 정책 보완, 4) <철강산업 발전정책(2005)> 수정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규획>에 따라 보강과 영파강철 간의 M&A가 성사되었고, <수입 철광석 무역행위 공약 규범>의 제정이 이루어졌다. 

<규획>의 제정과 전인대에서 의결한 내수부양책 등의 조치로, 철강업은 수요 진작, 구조조정 강화, 초대형 철강사 등장 등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먼저 4조 위안(80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은 철도 등 SOC 분야와 재해복구 및 농촌환경 개선 등 건설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강재 수요 유발 효과가 크다. 중앙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소요 강재는 향후 2년간 1억 6천만 톤으로 추산되나, 지방정부의 투자 확대 조치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철강공업협회(CISA)는 당장 2009년에만 4천만 톤의 신규 수요가 있을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철강 프로젝트에 대한 은행 대출 지원도 확대되고 있어, 무한강철의 방성항 프로젝트 등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반면, 수출 압력 증대, 초대형 경쟁사 등장 등 위협 요인도 상존한다. 중국 정부 및 CISA가 인지하는 적정 수출 비중은 생산량의 8~10%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수출관세 취소, 수출품 환급세율 인상(수출품에 대해 이미 납부한 부가가치세 17% 중 일부를 환급) 등 수출 장려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08년 12월에 67개 철강 제품에 대해 기존 5~15% 수준의 수출관세를 취소하였다. 열연, 중후판, 형강 등 주력 수출품은 수출품 환급세율이 0%이나, 향후 인상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또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중국 언론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수입 강재에 17%의 부가가치세를 신규 부가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또한 <규획>은 2011년 전까지 5천만 톤 이상 규모의 국제 경쟁력을 갖춘 특대형 철강 그룹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보강, 안본, 무강 등이 그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 선박, 장비제조 등 철강 수요산업에 대한 진흥조정책은 전체적으로 산업구조 업그레이드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각 부문에서 고급강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며, 이에 대한 우리 기업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9,100억 위안의 국채를 발행하여, 약 3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을 꾀했던 1998년 사례를 보면, 인프라 투자 후 업종별 경기 호전에 걸리는 기간은 건축 3개월, 기계설비 9개월, 철강·시멘트가 12개월이었다. 따라서 전 세계가 기대하는 중국 경제의 조기 회복은 철강업 진흥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곽종헌기자/jhkwa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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