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강 유통, “할인이 혼란 부추켜”

형강 유통, “할인이 혼란 부추켜”

  • 철강
  • 승인 2009.04.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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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심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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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폭 밝히면 되레 가격 하락 주범 낙인
“할인보다 기준 가격 인하가 바람직”

형강 유통업계가 가격 혼란의 주범이 할인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제품 가격 할인이 뚜렷한 기준 없이 이뤄지면서 오히려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 가격 할인은 원래 시황이 부진한 시기에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들에게 평소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판매를 촉진시키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유통업체들은 이 같은 의도로 만들어진 할인을 제조업체들이 변질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가장 큰 불만은 물량할인과 이른바 ‘사후적용 할인’이다. 물량할인은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게 일정물량의 제품 판매를 조건으로 적용하는 할인이다. 예를 들어 월 1,000톤을 판매할 경우 톤당 5만원을 할인해준다는 식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정해진 물량을 다 판매하지 못했을 경우 유통업체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입는다는데 있다. 유통업체 A사가 500톤을 판매하는 조건으로 톤당 3만원씩 할인받기로 하고 판매가격을 톤당 3만원씩 낮춰 판매할 경우 400톤만 판매했을 때는 이미 400톤에 대해서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경우 결국 유통업체만 1,2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는다고 주장한다.

‘사후적용 할인’은 최근 제조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할인 방식이다. 가격 할인은 일반적으로 제조업체가 할인 적용 시기를 발표하면 정해진 시점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출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최근의 가격 할인은 일단 유통업체가 일정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제조업체에 통보하고 물량을 지급받아 판매한 후 월말에 세금계산서에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의 할인이 최근의 가격 혼란의 주범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제조업체와 특정 유통업체 간에 일대일로 진행되는데다 구두 상으로 합의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외부에 얼마씩 할인이 되는지 불분명하고 결제 시 할인 적용을 놓고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방식에 대해 형강업계에서는 할인 적용 과정이 불투명하고 각 업체에 적용되는 기준도 불분명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할인 적용 여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저가에 제품을 판매할 경우 다른 유통업체들도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유통 가격 하락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와 관련해 한 형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중에 얼마 빼주겠다’식의 할인 방식이 보편화되다보니 할인폭을 발표하는 업체가 되레 가격 붕괴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공장도가격과 같은 기준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시황 회복시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제조업체들이 할인 쪽을 선호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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