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업체들이 제강사와 건설사 간 철근 가격 싸움의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철근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강사들은 9월 중순 현재까지 8월 판매분 철근에 대해서도 세금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고 있는 건설업체 7개사에 대한 철근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건설업체들은 소위 ‘1군 건설사’로 분류되는 대형 종합건설사들로 철근 시장에서는 이들 건설업체들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나오고 있다. 제강사들의 주요 실수요처인 대형 건설업체에 대해 공급중단과 같은 조치가 언급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철근 유통업계에서는 일단 어느 쪽이든 가격이 결정돼야 한다는 반응이다. 유통 시장에서 철근 거래 가격이 제강사 출하가격을 밑돌고 있는데다 10월 철근 가격도 불분명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8월과 9월 철근 가격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10월 철근 유통 시장도 정확한 가격 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철근 가격 줄다리기가 제강사의 승리로 끝날 경우 톤당 70만원 초중반에 판매하던 유통업체들은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또 건설사의 뜻대로 돼 철근 가격이 하락할 경우도 유통업체들은 기존 보유 물량에 대한 재고 평가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 쪽이든 손실이 예상되지만 철근 유통업계에서는 일단 가격이라도 정해져야 11월 판매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철근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의 승리로 끝나든 건설사의 승리로 끝나든 일단 가격부터 속 시원하게 결정됐으면 좋겠다”면서 “가격 동향이 불투명해 사업 계획은 물론 영업조차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