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수요 감소·수입재 증가에 합금철 제조 기반 ‘위태’

대내외 수요 감소·수입재 증가에 합금철 제조 기반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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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7.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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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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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에도 상반기 합금철 수입 전년比 6.1% 증가, 수출은 8.2% 감소
고환율·전기요금·물류비용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에 경쟁력 약화, 정책적 지원 강화 필요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주력산업의 경기 둔화, 중국산 저가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인해 국내 조강 생산이 크게 위축되면서 합금철 수입이 지난해보다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합금철 수출은 고환율과 전기요금, 해상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과 이로 인한 경쟁력 약화로 10년래 최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합금철 수입은 53만7,97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품목별로 페로망가니즈와 페로실리콘, 페로실리코망가니즈 수입은 각 6.1%, 16.0%, 3.6% 감소한 반면 페로크로뮴과 페로니켈, 기타합금철 수입은 각 14.4%, 54.9%, 1.9% 증가했다.

이와 같은 합금철 수입 증가는 국내 수요 상황과 대비하여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팬데믹 이후 합금철 수입 동향을 살펴보면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85만 톤 수준까지 감소했다가 이듬해 105만 톤 수준으로 회복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엔 90만 톤 이하로 감소했다가 2023년 다시 증가하여 90만 톤을 넘었고, 지난해에 최근 10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은 112만3,441톤을 기록했다.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이후 국내 조강 생산은 감소세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국내 조강 생산 동향을 살펴보면 2022년 6,584만6,167톤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고, 2023년에는 6,668만3,280톤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여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6,364만8,377톤으로 다시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올해 1~5월 조강 생산은 2,551만7,58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이처럼 국내 조강 생산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합금철 수입은 증가하면서 국내 합금철 제조업이 심각하게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신흥국들로부터의 저가 합금철 수입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합금철 수입가격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합금철 제조업계에서는 조강 생산 부진에 따른 내수 수요 감소에도 합금철 수입이 증가한 원인으로 수입단가 하락을 지목하고 있다.

합금철 수입은 증가한 반면 주요 수출국들의 조강 생산 감소와 국내 제조업체들의 원가 상승으로 인해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올 상반기 합금철 수출은 4만8,86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품목별로 페로망가니즈와 페로실리콘, 기타합금철 수출은 각 27.8%, 7.6%, 13.3% 감소한 반면 페로실리코망가니즈와 페로크로뮴, 페로니켈 수출은 각 52.6%, 8.5%, 4.3% 증가했다.

합금철 수출의 경우 2010년대 중반 이후 20만 톤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절반 수준인 11만 톤대로 급감했고, 올해에는 지난해보다도 더욱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제조사들이 주력품목인 페로망가니즈 수출 부진이 두드러진다. 페로망가니즈 수출은 2016년까지 20만 톤을 상회했으나 이후 16만~19만 톤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9만 톤을 밑돌았고, 지난해에는 2만 톤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8,844톤에 그쳐 연간 수출 실적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합금철 업계는 국내 조강 생산 감소와 수출국들의 조강 생산 부진에 따른 국내외 수요 감소, 아세안 신흥국들로부터의 저가 수입 물량 증가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환율에 따른 광석 수입 단가 상승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동전쟁으로 해상 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한다. 1분기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국내 제조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합금철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제조 기반이 붕괴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회복을 위한 환율 안정과 에너지 요금 인하, 물류비용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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