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가격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철강재 가격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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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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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하영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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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이 유수와 같다고 했던가, 경인년의 각오를 새롭게 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1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연초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불안감이 적지 않았지만, 이후 철강시장은 국내외 모두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전반의 회복 기조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연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철강재 가격의 상승 움직임과 함께 올해 철강시장 전망을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철강재 가격 움직임의 기본은 수급논리다. 공급이 남아돌면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고 모자라면 상승이 당연지사다. 그런데 가격 움직임을 촉발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최근 들어서는 원료 및 소재가 하고 있다.

지난 12월 이후 철스크랩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자, 결국 철근, 형강 등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 제강 제품들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현대제철이 오는 2월 1일부터 철근 및 형강 가격을 각각 톤당 5만원, 4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로써 철강재의 일물일가(一物一價) 특성에 따라 여타 제강사들의 가격 인상도 줄을 이을 것이 분명하다. 특수강봉강 제품 역시 세아베스틸이 전격적으로 2월 1일 출하분부터 평균 톤당 5만원의 인상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이나 세아베스틸은 그동안 철스크랩 가격이 톤당 약 6~7만원 상승했으며 이를 제품에 반영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실제로 철스크랩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본의 최대 전기로제강사인 도쿄제철도 5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수출가격도 올리고 있다.

철강재의 특성상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60% 수준에서 최대 90%까지 육박하다보니 철강 제조업체들은 원료가격 움직임을 제품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운용이 효율적인가 하는 점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

과거 정부의 성장 정책 하에서 철강재 가격은 여타 산업들의 경쟁력을 보장하기 위한 바탕 역할을 했다. 따라서 철강재 가격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용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부가 가격을 통제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철강재는 생산탄력성이 아주 낮은 제품이다. 수요가 변화한다고 해서 생산량을 그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 이것은 결국 공산품 중에서도 철강재 가격 변화의 진폭을 아주 크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국내 철강재 가격의 진폭은 상대적으로 아주 작다. 과거 정부 통제 시절의 습관이 철강 생산자나 수요가 모두에게 배어 있는 탓이라 생각된다.

이제 국내 철강시장은 엄청난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의 개입이 없어진 것이 일차적이고 과거의 변화였다면 대부분의 품목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는 앞으로 다가올 변화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의 생존은 많은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가장 큰 것이 아마도 수요가의 중요성이 될 것이다. 그런 수요가의 지속적인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마케팅 정책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가 좀 더 합리적이고 탄력적인 가격 정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수요가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 결정 시스템을 구성해야 함은 물론 또 시기적으로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마케팅 능력이 이제 철강사들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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