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사태를 뒤돌아보면서

도요타자동차 사태를 뒤돌아보면서

  • 철강
  • 승인 2010.0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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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곽종헌 jhkwa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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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종헌 기자
최근 도요타자동차 사태를 돌아보면서 문득 느끼는 점이 많다. 일전에 국내 한 철강업체 사장을 만나 시황얘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 실수요업체 사장의 하소연이라며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푸념을 전했다.

대형 실수요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매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원가절감(Cost Reduction) 차원에서 5~10% 납품원가를 낮추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죽겠다고 하소연한다는 것이다.

소재가격이 오를 때는 쥐꼬리만큼 억지로 반영해주고 제품가격이 일부 조금이라도 인하 조정될 여지가 있을 듯싶으면 곧바로 납품단가 인하압력 통보가 온다는 것이다.

또 협력업체들이 5% 정도 원가절감 성공사례를 발표하면 격려는 못 할망정 현장조사를 나와 그만큼 납품단가를 또 낮춰 제시한다는 것이다.

한 납품업체 사장은 오죽하면 아예 그러지 말고 회사를 통째로 가져가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라는 것이다.

일반납품업체들은 대부분 연간 2~3%의 영업이익률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것마저 뺏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또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오랫동안 이러한 원가절감에 단련돼 있다 보니 해외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제는 세계 어디를 내놔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한다. 동전의 양면을 보게 하는 느낌이다. 뒤집어 말하면 너는 나에게 하도 두들겨 맞아 이제는 다른 어느 사람에게 맞아도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특수강봉강 실수요업체로서 그렇지 않아도 조선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 고민인데 요즘 자동차 중간부품을 만들어 자동차부품 밴드에 납품하는 시화공단 및 남동공단 소재 대형 단조업체들은 샌드위치가 돼 고사위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베스틸 등 대형 소재생산업체들은 지난 9월1일 소재가격을 반영해 톤당 10만원의 가격을 인상했다. 11월 3만원 인하 후 2월 또다시 톤당 5만원 가격 인상했다.

하지만, 대부분 가공업체인 납품업체들은 원청업체들이 소재가격을 납품단가에 아직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아 설 연휴를 맞아 고민하는 분위기다.

납품단가 반영은커녕 매년 시행하는 원가절감 때문에 올해도 그만큼 납품업체들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중소규모 협력업체들은 무리한 납품단가를 맞추려면 값비싼 국산 소재보다는 값싼 중국산 수입재에 눈 돌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리라고 도요타자동차 사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최근 도요타 사태가 몰고 온 것은 늑장대응과 방만, 무관심으로 결론 내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뒤돌아 볼 때 극한의 비용절감이 오히려 다른 화를 자초할지도 모른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다시 한번 제대로 수요업체를 뒤돌아 볼 때가 아닌가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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