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한·EU 철강회의가 시사한 것

제8차 한·EU 철강회의가 시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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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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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하영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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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열렸던 한국과 EU 철강업계 민관협의회에서의 주요 논의 주제는 원료와 철강교역 문제였다.

전 세계 국가들의 자유무역을 통한 지구촌의 성장을 기본 이념으로, 양 국(지역) 철강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기에 논의된 의제들이 바로 현재 철강산업의 최대 관심사요, 과제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싶다.

각종 철강 제품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느 산업보다도 크다. 다시 말해 세부 업종에 따라 제조원가에서 최소 60% 정도 수준에서 최대 90% 정도에 육박하는 것이 바로 원료, 원자재 비중이다.

결론적으로 수급상황에 의해 등락이 결정되는 것이 제품 가격이지만 철강재의 경우 원료가격이 가격 결정의 기초적인 근간을 이룰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철강원료인 철광석과 원료탄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세계 철강 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도 원료협상에 있어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최근 원료 협상의 주기가 1년에서 분기로 바뀌고 있는 것도 철강사가 아닌 원료사들의 의사가 반영되고 있음이다. 

공급자 주도의 주된 이유는 철광석, 원료탄 산지가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고, 산업집중도 역시 철강산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과점상태인 철광석 업계에서 합병에 의해 세계 시장의 38%를 차지하는 초대형 회사가 출범하는 것은 철강업계로서는 전혀 반갑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 양 국은 호주 BHPB-Rio Tinto 간의 합병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장의 독과점화는 수요가인 철강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국이 같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입장임에 틀림없다.

한편, 양국 철강재 교역이 지난해 크게 감소했으며 이에 원활한 양국 간 철강교역을 위해 비합리적이고 무리한 무역제재, 수입규제를 최대한 자제키로 합의했다. 2007~2008년 기준 연간 약 70만톤을 수입하고 170만톤 내외를 수출하는 우리로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협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불합리한 수입규제’라는 문구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반덤핑 등 불공정한 경우에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고 봐야 한다. 더불어 EU 측은 중국의 공급과잉을 우려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상당한 규모의 설비증설이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유럽국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우려 한다”고 언급했다. 

물론 양국 간 협력으로 이를 극복해낼 수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한국 역시 중국과 더불어 시장 불안 요소임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앞으로 더욱 무기화될 철강 원료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과 더불어 철강 자체의 공급과잉에 대비하면서, 무역마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마케팅 전략, 차별화된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국제회의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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