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스코 글로벌R&D센터를 가다

<르포> 포스코 글로벌R&D센터를 가다

  • 철강
  • 승인 2010.11.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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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b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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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의 산실(産室)…산업 전분야 실증적 R&D 진행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인큐베이터 역할 ’톡톡’

 아직은 황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송도국제도시. 지금도 수십층의 빌딩이나 대학교 부지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는 한켠에는 지난달 4일 준공된 포스코의 송도 글로벌R&D센터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 신성장동력의 핵심이자 전진기지인 송도 글로벌R&D센터는 지난 2008년 6월 착공해 27개월 만에 준공돼 지상 최고 15층에 연구동, 러닝센터, 컨벤션센터, 레지던스홀, 실험동 2개 등 총 6개동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포항과 광양의 기술연구원과 포스텍, RIST, 포스코건설 연구소 등 그룹 내 모든 연구기관이 참여해 고객들의 철강재 니드에 맞춰 실증적 연구를 진행하도록 포스코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평소에는 쉽게 출입이 어려울 것 같지만 모처럼 얻은 기회에 R&D센터 한쪽에 세워진 제품이용실험센터(Product Application Test Center)를 먼저 들렀다. 나지막한 2층 건물로 기숙사나 연구동 건물에 비하면 창고로 보일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자동차용 제품의 성능 테스트가 이뤄지는 자동차 시장의 전진기지라는 설명이다. 이 PAC를 통해 자동차EVI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테스트용 강재를 보관하는 스태커크레인(Stacker Crane)이 눈에 띈다. 스태커 크레인에는 각 강종별로 세세하게 분류된 제품들이 제품 테스트에 앞서 보관된다. 이곳에 보관된 제품은 테스트 일정에 맞춰 전단기로 옮겨져 알맞은 크기로 자른 뒤 유압식 프레스에서 성형 테스트를 받는다.

 방문했을 때에는 준공된 지 얼마 안 된 탓인지 광양자동차연구센터에서 테스트용 강재가 아직 모두 도착하지 않아 스태커 크레인 일부가 비어있는 상태였지만 주요 제품에 대한 테스트는 PAC가 이설되자마자 바로바로 진행되고 있었다.
 
 성형실험에 사용되는 300톤급 유압식 서보프레스는 기계식 프레스에 비해 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보다 복잡하고 부드러운 성형이 가능하다. 현재 490MPa급의 일반 제품에서부터 1200MPa급의 고강도 TWIP강까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의 성형실험은 강종의 성형특성을 면밀히 체크하여 고객사들이 포스코 강재제품을 이용할 때 최적의 성형가공기술을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단순히 강종 성능 테스트가 아닌 고객사별, 상황별 가공기술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곳이란 설명이다.


 
 성형실험 영역 옆에선 충돌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자동차의 주요 부품에 대한 단품 충돌실험을 벌이는 곳이다. 자동차업체들은 차량 충돌실험을 실시하고 있지만 철강재 부품 하나하나에 대한 단품 충돌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포스코와 현대하이스코에 불과하다.
 
 방문 당시 이곳에서는 르노삼성, GM대우 등을 위해 단품 충돌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충돌 시 운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엔진룸 부위의 부품을 중심으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다. 충돌실험은 국내 유일의 유압식 고속 충돌시험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수평식 유압테스트기로, 여기에 사용되는 보스턴백만한 고속 유압밸브의 가격만 4,000만원이 넘은 고가의 정밀장비다. 그만큼 정확하고 세밀한 실험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자동차용 부품에 1톤 트럭 한 대를 3m 들어 올렸다 내리칠 수 있는 최대 3만줄(J)의 힘을 가해 충돌 시의 변형정도를 테스트한다. 자동차용 제품이 개발되면 충돌 테스트를 실시하고 이렇게 얻은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완성차업체들에게 적용을 제안하게 되는 것이다. 선행연구 외에도 자동차사에서 단품 충돌실험을 의뢰하기도 한다.
 
 충돌 테스트기 옆으로 눈을 돌리니 내구 테스트 설비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구테스트는 자동차의 토션빔과 같은 피로파괴가 잦은 부품을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제품 양쪽 끝부분에 지속적인 힘을 가함으로써 발생되는 피로파괴 테스트하게 된다.
 
 성형성 및 충돌·내구성 등의 가공 테스트 구역 외에도 실험동의 나머지 절반에선 용접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용접 테스트 구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레이저 용접절단 시스템. 두 명의 작업자가 강판 두 장을 레이저 용접설비에 놓고 용접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그저 강판을 용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용접이 아니다. 포스코가 자랑하는 TWB(Tailored Welding Blank) 시스템이다. 옷감을 재단하듯 두께가 다른 강판을 용접해 자동차용 부품 소재를 만드는 맞춤형 용접 시스템이다.
 
 자동차용 도어의 경우 각 부분마다 필요한 두께가 다르지만 한 장의 강판을 통해 성형하다보니 동일한 두께를 가지게 되는데 TWB를 이용하면 각 부분별로 두께를 다르게 할 수 있어 그만큼 무게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보여지는 작업도 작업도 GM대우 윈스톰 후속모델의 언더바디에 사용될 부품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며, 두께가 1mm인 강판과 2mm인 강판을 용접 을 통해 붙여 하나의 부품으로 만들고 있었다. 시제품으로 약 3천개를 작업해 GM대우에 넘겨진다고 한다.
 
 이외에도 자동차용 배기관 등에 주로 쓰이는 스테인리스강관 등을 테스트하기 위한 소형 STS 조관설비가 설치돼 있었으며 2층에서는 주요 제품에 대한 부식 실험, 인산염 도장 실험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포스코는 이 PAC를 통해 전 산업분야에 걸친 EVI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강재기술을 실증적인 실험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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