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부담 줄이는 동시 현지 수요 대응
LCD 부정적 환경 감안, 중국 신 설비 도입 어려워
삼성전자가 중국에 건설 중인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 국내에서 가동 중인 설비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LCD공장에 신규 투자 없이 국내 설비를 활용함으로써 LCD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현지 LCD 수요에도 적절히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충남 탕정에 위치한 8세대 LCD공장 내 설비 일부를 중국 쑤저우에 건설 중인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탕정 8세대 공장 내 설비를 이전한 후 남는 공간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LED는 삼성 계열사 가운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해외 첫 LCD패널(전공정) 공장인 '쑤저우삼성LCD(SSL)' 착공에 들어갔다. 삼성은 2002년부터 쑤저우에서 가동에 들어간 LCD모듈(후공정) 공장(SESL)과 SSL을 연계해 쑤저우를 탕정에 이은 제2 LCD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LCD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LCD산업 자체도 이미 성숙기에 접어드는 등 부정적인 시장 환경을 감안, 중국 공장에 설비를 새로 들이려는 계획을 수정하고 국내 설비 이전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중국 LCD공장으로 국내 설비를 이전할 경우, 중국 시장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중국 공장을 7.5세대 규격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7.5세대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950㎜와 2250㎜ 크기인 기판 규격으로 이는 42인치와 47인치를 각각 8장과 6장 생산하는데 적합하다.
반면 8세대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2200㎜와 2500㎜ 크기로 46인치와 55인치를 각각 8장과 6장 생산할 때 유리하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국으로 8세대 설비를 이전할 경우, 중국시장에서의 LCD인치 전략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또 삼성전자가 중국 공장에 국내 설비를 이전할 경우, 협력사들 간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탕정 8세대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OLED설비를 들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LCD 협력사는 불리하지만, OLED 협력사는 중장기인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LCD공장에 국내 설비를 이전할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 협력사 등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LCD공장 투자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