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 종합일간지는‘실적 악화 비명 속 선전하는 기업들’이라는 주제로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을 소개했다.
에쓰오일,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을 예로 들면서 철강업계에서는 세아베스틸을 꼽았다. 세아베스틸은 2004년부터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봉강 생산능력을 대폭 늘렸고 대형단조 공장 신축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결과로 세아베스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2,8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702억원으로 무려 7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LG전자는 2009년 당시 주류로 떠오르는 스마트폰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실적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LG전자의 2009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최근 수년간 가장 낮은 수준인 3.8%에 그쳤다. 닌텐도 역시 30년 만에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개발에 소홀한 탓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우리 기업 중에서 세계 경제성장이 꺾이는 조짐을 보고 투자를 주저하고 있지만 결국 나중에 승자는 불황기에 신제품 및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린 기업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철강 및 비철금속 업체들이 목표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 최대 기업인 포스코는 상황 전개에 따라 즉각적이고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단계별 시나리오 경영을 더욱 세분화하는 쪽으로 갈피를 잡았다. 소재 등 일부 투자사업의 시기와 규모도 조정해 자금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본업인 철강부문에 대한 투자는 축소나 지연 없이 대부분 애초 목표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최근 결정했다.
역시 포스코다운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불황기에 본업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늦추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잃기 쉽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지금 철강 및 비철금속 업계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극도의 절감과 축소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경영 실적과 회사 규모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철강 및 비철금속은 우리와 중국, 일본 3국의 과잉 구도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소극적으로 전개한다면 이는 곧 그 기업의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에서의 마이너스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더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일전에 모 전시회의 ‘위기를 기회로, 찾아가는 적극적 홍보와 마케팅의 장’이란 슬로건 역시 철강 및 비철금속업계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