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점보다는 60점짜리가…

30점보다는 60점짜리가…

  • 철강
  • 승인 2012.04.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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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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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철 기자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요. 현재 조사된 자료들은 30점짜리도 안 됩니다. 그럼 다소 부족하더라도 60점짜리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국내 뿌리산업의 현주소를 조명할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없다는 한 뿌리산업 조합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뿌리산업 활성화 진흥시책을 담은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본격 시행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뿌리산업 진흥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뿌리산업진흥센터’를 새롭게 열기도 했다. 그러나 뿌리산업 관계자들은 정부가 이러한 지원시책 등의 정책에 앞서 제대로 된 뿌리산업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언급한 해당 조합도 최근 관련업계의 실태조사를 진행했지만, 조사 과정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된 자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관련 산업 통계조사는 10년 전에 만든 책자 이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계자료조차 몇 년 전 한 교수가 외국잡지에 게재했던 것을 바탕으로 가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어려움은 다른 뿌리산업 분야도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얼마 전 2010년에 이어 2011년 실태조사를 진행한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이사장 강동한)의 박권태 전무는 “어려움 속에서도 자체 자금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지만, 정부가 비용적인 지원이나 행정적인 부분을 챙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조합이나 관련 단체에서 일일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비용이나 인력의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고 업체들이 공개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비용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업계 실태조사를 관련 정부부처의 장관 명의 공문을 통해 실시하거나 관련 공무원 또는 행정력을 통해 지원한다면 훨씬 더 효율적인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뿌리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나 관련 단체에서도 뿌리산업 실태조사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관련된 예산이나 사업 진행은 일종의 전시행정에 밀려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뿌리산업의 어려움 극복과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현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적절한 해결책은 나올 수 없다. 뿌리산업 관계자들의 소망대로 국내 뿌리산업에 60점짜리 실태조사라도 제대로 이뤄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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