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납품업체 취급받는 ‘냉연사’

중소 납품업체 취급받는 ‘냉연사’

  • 철강
  • 승인 2012.07.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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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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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호 기자
  대한민국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인터넷이나 혹은 지나가는 이야기로도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이야기를 듣거나 나눠봤을 거로 생각한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납품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같은 불경기에서 대기업의 구매파워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마저도 일개 납품업체로 전락시켜버리는 듯하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대기업의 횡포 아닌 횡포에 시달리는 경우는 가전사와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가전사인 S사는 100이란 양의 원자재를 구매했을 때 세금명세서는 90만 처리해준다고 한다.

   나머지 10은 불량으로 로스 처리되는 부분인데 자신들이 냉장고나 세탁기를 만들면서 나오는 불량을 국내 철강사들에 떠넘기는 것이다.

  냉연사들은 자신들이 가전사에 납품하는 원자재를 만들면서 불량이 난 것은 물론 가전사들의 불량까지 부담해야 한다.

  부당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전사들은 대부분 철강업체에 주문서를 주지 않는다. 냉연사들이 가전사의 예시 계획서를 보고 생산계획을 짜야 한다.

  문제는 가전사에서 재고를 가져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전사들이 한 해 제품 판매 계획을 잘못 짜게 되면 냉연사들은 판매하지 못한 모든 제품을 재고로 안고 가야 한다.

  예로 냉연사들은 지난해 가전사들이 평판 TV 수요예측을 제대로 못 해 전기아연도금강판(EGI) 재고를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호황일 줄 알고 EGI 생산을 상당량 해놓고, 또 한 업체의 경우 EGI를 수입까지 했지만, 판매 부진에다 가전사들이 제품 모델 변경까지 하면서 재고를 값싼 가격에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구매파워를 이용한 가격 할인은 말할 것도 없다.

  가격을 싸게 주는 업체에 물량을 몰아주는 식으로 이 업체, 저 업체 물량 갈아타기를 하며 가격을 낮추는 것은 가전사들의 일상적인 구매 행태다. 최근에는 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GI)이나 컬러강판을 구매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중국산 제품은 냉장고나 세탁기 측 판에 사용할 수는 있지만, 불량률을 고려하면 국내 제품과 원가가 비슷해져 품질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국내 제품을 사용하는 게 더 낫다. 그럼에도 낮은 가격을 가격 협상용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가전사들이 그나마 가장 어려워하는 상대가 철강업체라고 한다. 그러나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철강업체들마저 가전사들에 이러한 대접을 받고 있으니 실제 중소기업들은 어떤 처우를 받고 있을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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