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 뉴욕에서 개최된 제27회 철강성공전략회의의 주제는 ‘글로벌 철강경기의 돌파구 모색’이었다.
애초 전망과 달리 유럽발 재정위기와 중국의 성장률 및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 철강수요 및 가격 하락세 지속으로 세계 철강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의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티센크룹, 아세로미탈 등 서방 지역의 유수 철강사들은 감산은 물론 비효율 설비 매각 및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철강경기 및 가격유지를 위해서는 세계 철강생산의 6.5%인 약 1억톤 정도의 설비가 폐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특히 세계적 철강 공급과잉의 원인에 대해 중국의 철강소비 증가율 둔화와 높아진 수출 의존도 등을 지적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미 업계 전문가들은 기왕에 아시아 특히 일본과 중국의 공급과잉(Over flow) 심각성을 거론해 왔다.
일부에서는 중국 약 1억3천만톤, 일본 4천만톤 정도가 과잉됨에 따라 동북아 전체적으로 약 1억7천만톤 정도의 생산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상반기 중 철강재 기준으로 중국산은 540만톤, 일본산은 418만톤이 수입됐다. 모두 958만톤이 수입됐는데 우리가 이들 국가에 수출한 양은 397만톤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561만톤이나 순 수입되었으며 이들 수입재가 국내 철강시장에 미친 영향은 그야말로 심각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역시 그동안 부족했던 상공정 위주로 생산능력이 확충되면서 과거와 달리 수입 필요성이 크게 줄었으나 중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여전히 유지됨에 따라 수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난처한 처지에 처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상 철강재 수출은 가동률 확보를 위한 것으로 저가에 수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수입국의 입장에서는 어떤 면에서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량을 넘어서게 되면 전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그야말로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생존전략회의에서도 미국은 1분기에 철강수입이 18% 이상 급증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반덤핑 등 수입규제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이런 세계 철강업계의 시각이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여타 주요 철강사들은 감산을 통해 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있지만 중국, 일본은 여전히 가동률 유지 및 수출 확대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수입규제 움직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세계 철강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차제에 중국, 일본 철강사,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생산 조정과 수출 자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세계 철강업계의 대화와 협력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으며 수입규제 폭탄과 같은 파행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