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기피·수익성 악화가 원인
국내 건설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가 발간한 ‘건설업 자금조달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450위 업체를 대상으로 2011년 건설업체 금융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74%가 “2010년보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101개사(시공능력 1∼450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건설사 중 44%가 자사의 자금사정이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원인으로는 ‘신규 계약 축소’(34.5%)가 가장 많았고, 이어 ‘금융기관 추가 차입의 어려움’(20.0%), ‘저가공사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10.9%) 등의 순이었다.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응답률은 2001년 조사 당시 68.5%에서 10년 만에 5.5%포인트 늘었다.
대형건설사의 경우 아파트 등 개발사업 분양악화(23.8%)가 자금사정이 악화된 원인이라고 답했다. 지방 및 중소 업체들은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50.0%로 가장 높았다.
신규 공사 수주가 어렵고 기존 최저가 공사가 완료돼 유보자금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건설사들이 향후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한편, 지난해 건설사들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은 은행 등을 통한 간접금융 방식이 65.4%를 차지, 금융기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차입금의 금융기관별 의존 비율은 은행권이 46.0%가장 높았다.
이어 증권, 자산운용, 보험사, 저축은행, 신협 등 비은행권이 21.9%로 뒤를 따랐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때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이자율(31.2%)과 대출 절차의 복잡성(23.4%)이 꼽혔다.
김민형 건산연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금융기관이 가장 중요한 자금원”이라며 “중소 업체는 내부 유보자금을 활용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전혀 없어 금융기관이 어떤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자금조달 상황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건전한 중견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금융기관에 정확한 건설업체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건설 전문 금융기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자사 자금 사정 악화 이유(1순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