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적자 폭이 커지면서 중대형 건설사 6곳 중 1곳 가량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공시 실적이 있는 상위 50대 건설사 중 8곳이 자본잠식 상태였다. 법정관리 중인 벽산건설(업계 28위), 풍림산업(업계 29위), 남광토건(업계 35위) 등은 자본금을 까먹고 부채로 버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거래소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이 되고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이 87.2%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진흥기업(42.2%), 동아건설산업(4.8%), 한일건설(78.2%), 삼호(6.8%) 등 5곳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시공능력 100위권 내에서 우림건설(71위), 범양건영(84위)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고 중앙건설(89위)이 부분잠식(20.1%)에 빠졌다.
50대 건설사의 부채는 6월말 현재 157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전인 2010년 말(153조3,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건설사 31곳의 부채가 늘었고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곳도 30곳에 달했다.
또한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이 2899%였고 한일건설 1423%, 삼부토건 1045%, 울트라건설(업계 50위) 761%, 삼호 744%, 동양건설산업(업계 40위) 725%, 쌍용건설(업계 13위) 692%, 고려개발(업계 42위) 682%, 동부건설(업계 23위) 547% 등으로 조사돼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불건전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한 신용평가 등급 부여를 포기해 건설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들 건설사 중 해외사업 진행 업체는 수주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중대형 건설사들은 공공공사 수주에 집중하면서 과도한 입찰 경쟁으로 중소 건설사들이 설 땅을 잃어 연쇄부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