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동반성장인가?

누구를 위한 동반성장인가?

  • 철강
  • 승인 2012.10.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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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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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정환 기자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조업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그나마 위안을 삼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꾸준한 생산량 증가로 관련 부품산업의 양적 성장도 이끌고 있다.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철강재를 소재로 삼아 다양한 부품을 만들고 있어서 수요 가뭄에 시달리는 철강업체들에 단비가 되고 있다.

  하지만, 부품업체들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동반성장이라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원가절감을 강요당하면서 더 나은 품질의 부품을 만드는 데 연구개발을 쏟을 여력조차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철강재를 소재로 사용하는 대부분 부품업체들은 소재가격이 크게 오르더라도 원청업체로부터 단가 반영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대신에 CR(Cost Reduction)이나 VE(Value Evaluation)라는 명목으로 갖가지 원가절감을 강요받고 있다.

  실제 A 부품업체의 경우 지난 8월에 부품 소재로 사용하는 냉연강판의 가격을 6% 일률적으로 낮추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를 4월부터 소급적용 한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았다고 한다. 단가 하락의 배경은 철강업체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철강재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인다. 하지만, A사가 SSC를 통해 구매하는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단가 하락을 4개월 전으로 소급적용 한다는 사실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현재 많은 중소 부품업체들은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을 위해 공장 자동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화로 말미암은 인건비 절감분조차도 원청사들이 다시 회수하는 예도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중소 부품업체 대표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규모를 키워가고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방법이 원청사들에게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니 ‘동반성장’이란 말이 허울 좋은 미사여구(美辭麗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해마다 동반성장 우수업체로 꼽힌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최소한 중소 부품업체들이 본인들의 자구 노력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다시 기업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동반성장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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