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홍보,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철강 홍보,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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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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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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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는 제철소 다와야 한다", 우수성 이미지 홍보는 옛말
"힘들다, 도와달라" 심각성 알리고 이해와 지원을 구해야 한다.

  요즘 철강 및 비철금속업계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무겁다.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경영활동 전반이 수세(守勢)적 상황에 있는 탓이다. 또한 전반적으로 주변의 도움보다는 압박이 많아 더욱 그런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정위의 냉연판재류 업계에 대한 가격담합 조사 건이다. 전력 사용 규제 방침도 생산 활동을 옥죌 것이 분명하다. 또 환경, 상생 및 이익 분배에 대한 요구 등이 커지면서 철강산업을 규제하는 쪽으로 정책들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 철강시장이 급격히 수요가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지금까지 별반 목소리를 내지 않던 수요가, 유통가공업체들 역시 쌓인 불만을 터뜨리며 철강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철강산업을 둘러싼 제반 분위기의 변화, 그것도 공격적인 변화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와 인정, 그리고 배려가 사라져버렸다. 철강산업은 제조업 전반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기간산업 중의 기간산업이다. 하지만, 반도체, IT 등이 주력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기초소재의 필요성이 반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철강산업의 특별함이 사라지고 있다.

  두 번째는 이러한 변화에 반해 철강 및 비철금속인들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고 느렸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해주는 것이 바로 “제철소는 제철소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중후장대산업, 기간산업답게 조령모개(朝令暮改) 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점잖게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이 말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면서 수요가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주지 않고 또 신속히 반응해주지 않는다는 원망이 되고 말았다.

  세 번째 지금까지 쉽게 이익을 내고 성장해온 타성에 젖어 제대로 된 홍보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편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 여타 산업은 조금만 상황 변화가 예상되더라도 곧바로 정부 로비, 대(對) 국민 홍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확보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철강산업이 중요하니 당연히 우리 편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젖어 있었다. 대표적으로 공정위가 1990년대 중반부터 철강산업은 담합 덩어리라고 했어도 우리의 대책은 그야말로 무사안일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그 결과가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도 서둘러 바뀌어야 한다. 힘들면 힘들다, 도와 달라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말이다. 지금은 철강산업의 위기다. 또 한·중·일의 목숨을 건 사투의 시간이다. 이것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철강의 우수성, 이미지 홍보가 아니라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의 지원과 주변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조선, 건설의 예처럼 그 역할의 최적임자는 협회라고 생각된다. 철강협회는 철강업체들과 함께 향후 활동을 관련 측면에서 강화해야 하고 그에 걸 맞는 조직과 인원, 운용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 당면한 가장 긴급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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