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에 맞게 거래합시다!

상식에 맞게 거래합시다!

  • 철강
  • 승인 2012.12.1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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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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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기자
  동네 구멍가게를 가도 정가이건 할인가격이건 과자, 음료수, 아이스크림 가격은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정한다. 구매자는 물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옆 가게에 가거나 또는 발품을 팔아서라도 멀리 있는 대형 할인점에 가서 구매한다. 이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계에는 상식에서 벗어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철 스크랩 가격을 판매자인 철 스크랩 업체가 아닌 구매자인 제강사가 결정하고 있다.

  판매자인 철 스크랩 업체는 판매 물품에 대한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제강사가 통지하는 구매가격에 맞춰 물건을 내주고 있다. 비싼 가격에 사주면 감사하고, 싸게 사가면 속상할 뿐이다.

  철근 가격도 마찬가지다. 매월 철근 제조사와 건설사 간 철근 가격 협상이 벌어지는데 최근 가격 결정을 보면 구매자인 건설사의 요구대로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양측이 가격을 협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가격 결정권은 건설사가 쥐는 모습이다. 최근 철근 가격 협상 결과 지난 9월, 10월 철근 가격은 연속 인하됐고 11월에는 동결됐다.

  게다가 올해 12월에도 건설사는 톤당 3만원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제강사 측은 인상 요구는 고사하고 동결로 막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를 보면 가격 결정권이 구매자인 건설사에 있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왜 철강업계에서는 판매자가 가격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구매자가 가격 결정권을 갖는가? 왜 상식적인 일들이 철강업계에 오면 상식을 벗어날까?

  철 스크랩은 초창기 철 스크랩을 누가 사주기라도 하면 감사하던 시절에 가격 결정권을 구매자가 갖게 된 면이 있다. 철근은 주 구매자가 건설사인 관계로 구조상 ‘선 출하 후 정산’ 이라는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영향이 크다.

  시대가 바뀌었다. 이젠 예전의 잘못된 관행과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건 가격은 판매자가 정하고, 구매자가 불만이 있다면 그다음에 흥정을 하는 게 상식이다. 고가의 미술품을 경매하는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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