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車강판 전문제철소로 우뚝 서는 현대제철

(르포) 車강판 전문제철소로 우뚝 서는 현대제철

  • 철강
  • 승인 2013.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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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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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종·미래강종’ 개발로 경쟁력 높인다

기본강종 개발 완료…올해부터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 개발에 주력
맞춤형·차세대 강판 선행 개발 등 중장기 R&D 전략 구상
고객 니즈 반영한 신강종 최적화 공정기술 개발로 품질 up

  현대제철(부회장 박승하)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일관제철소를 가동하며 지난해까지 3년간 자동차용 열연강판 81개 강종을 개발한 현대제철은 올해 3고로 가동과 열연공장 합리화 공사로 자동차강판 최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서의 구조적 체제가 완성되는 셈이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3고로

 

 

▲ B열연공장의 모습. 자동차강판 생산 주력공장인 C열연공장은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오는 13일까지 합리화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난히 한파가 심했던 겨울을 뒤로 하고 개구리가 겨울잠을 깬다는 경칩인 지난 5일 현대제철 기술연구소와 C열연공장, 현대하이스코 아연도금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열연강판 소재에서부터 냉연도금강판,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수직계열화 된 공급망(supply chain)의 시너지 효과가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개발했던 열연 강종들이 속속 완성차에 적용되고 있어 앞으로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 신강종·미래강종 개발로 경쟁력 강화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3년간 총 81종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강종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생산되는 완성차의 강판 수요에 99%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로 가동 원년인 2010년에 내판재와 섀시용 강판의 강종 전부인 49종을 개발한 데 이어 2011년에는 외판재 13종과 고강도강 등 22종을 개발했으며, 지난해에는 100~120K급 초고장력강 등 10종을 개발했다. 올해도 추가로 10개의 강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 출고를 앞두고 있는 열연코일


  지난해까지 기본 강종 개발에 집중했다면, 현대제철은 올해 이후로 자동차강판 중장기 강종개발 방향을 ‘신강종·미래강종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고객사 니즈를 적극 반영한 맞춤형 강종을 개발해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신강종에 최적화된 공정 설계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자동차강판 시장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미래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세계적인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자동차 경량화 트렌드에 발맞춰 오는 2014년까지 가벼우면서도 기존의 강도를 뛰어넘는 초고장력강 부품을 확대 적용하는 ‘고객맞춤형 강판’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자동차의 범퍼지지 구조물과 천장 등에 쓰이는 구조보강재를 현재보다 20~50% 향상된 120~150K급, 외판의 경우에도 30~70% 향상된 45~60K급, 섀시는 33% 향상된 80K급의 초고장력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식성과 내시효성을 강화한 열연도금강판과 내시효 외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강판인 ‘고성형 초고장력강’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초고장력강(100~120K)의 가공성을 기존 10%에서 25% 이상으로 향상시키고 미래 자동차에 적용할 신강종을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강판을 선행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고망가니즈 강판, 저비중 경량 강판, 샌드위치 강판, 고내식 강판 등이 이에 해당된다.

  ◇ 품질확보, 공정기술 개발에 연구 집중

 

  현대제철은 중장기 품질확보를 위해 고객사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고 신강종에 최적화된 공정 설계 및 품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2년에 자동차 EVI(Early Vendor Involvement) 역량 강화를 위한 R&D 설비투자를 확대해 90여종의 첨단 시험설비를 추가 도입하고 총 500여 종의 연구‧실험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술연구소는 품질확보를 위해 ▲차체/섀시 벤치마킹을 통해 경쟁사 차체 및 부품을 분석하고 ▲부품 설계 연구를 통한 신공법 및 경량 공법을 제안하는 한편 ▲성형/용접/해석 등 응용 기술을 연구하고 ▲신강종 적용부품 개발을 통해 소재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생산본부 및 생산품질본부와 공동으로 조업 및 품질 표준을 설정하는 등 공정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신강종에 최적화된 공정을 설계하고 품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외판재 제조기술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자동차강판 전 강종 생산이 가능한 생산 기반을 확립하고 양산 품질을 확보했다. 향후에는 품질 최적화 조업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자동차강판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열연공정과 냉연공정의 각 공정간 품질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고 차세대 제품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기본강종 개발을 모두 마쳤으며 앞으로는 강도와 성형성을 모두 높인 차세대 강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압연부하 자동정밀제어와 외판재에 대한 연연주 증대 기술로 부하재 생산성을 높이고, 외판 표면품질 개선과 초고장력강 재질 편차를 엄격 관리해 품질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품질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빠른 강종 개발 성과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판매량은 지난 2011년 241만톤에서 2012년 297만톤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약 380만톤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외판재의 경우 2011년 6만톤, 2012년 22만톤에 이어 올해 40만톤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 자동차강판을 살펴보고 있는 현대제철기술연구소 연구원들

 



  타 철강업체들이 외판재 개발에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데 반해 현대제철이 연구 돌입 3년여, 고로 가동 2년여 만에 외판재를 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술연구소의 역량에 기인한다. 자동차강판 연구개발의 핵심센터인 현대제철기술연구소는 고로 가동 3년 전인 2007년 2월 완공돼 선행연구를 시작했으며 현재 현대차그룹 석·박사급 연구인력 500여명이 주기적으로 기술교류회를 개최하는 등 합동연구를 통해 자동차강판 개발에 매진해 왔다.

  특히 현대제철연구소는 열간압연 모사 시험기 등 일관제철 공정모사 설비 9종과 분석장비 136종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시험설비 및 실제 생산조건을 그대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제반 설비를 갖추고 있어 초기 조업 안정화는 물론 가동률 향상과 철강제품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 시너지 효과, 시작에 불과하다

  자동차강판은 차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도가 높으면서도, 연비 절감을 위해 경량화가 이뤄지고 있다. 또 갈수록 화려해지는 자동차 디자인을 적용하려면 두께가 얇으면서도 가공성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철강업계에서도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시장이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현대ㆍ기아자동차라는 캡티브마켓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하이스코와 함께 자동차강판 분야에서 최고의 EVI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대제철이 조강생산과 열연강판 제조 분야를 연구하고, 현대하이스코가 냉연강판 제조 분야를,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개발 분야를 중점 연구함으로써 연구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지금도 현대·기아차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열연강판이 최우선 적용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자동차강판 수요량의 최대 50% 이상을 충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진에 함께 위치한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의 경우, 지난 2011년 CGL을 증설한 데 이어 연산 150만톤 규모의 2냉연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 3고로, 열연공장 증설과 맞물려 돌아가는 9월 이후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단순히 현대제철 열연강판 소재 조달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연도금강판 주문적중률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자동차강판의 품질 수준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안내모형


  20분 정도 차를 달려 도착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은 K7, K5, K3 등 회사의 대표차종을 연간 55만~60만대(KD 10만대 제외)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부품(강판 포함)은 외주공급을 통해 이뤄지지만 공장 내 금형센터에서 자동차강판 코일이 입고돼 120개 강재 부품 아이템으로 생산된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근무제를 2교대제로 바꾸면서 시간당 차량생산대수(UPH : Unit Per Hour) 목표를 기존 44.3대에서 48.7대로 높였다. 현장 가동시간이 주는 대신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종 부품의 품질 안정성이 우선적으로 담보돼야 한다”면서 “강재 부품의 경우 품질과 안정성이 높아진 현대제철산 채택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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