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표류기

영업사원 표류기

  • 철강
  • 승인 2013.07.0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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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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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영 기자
  최근 대세처럼 외치는 철강업계의 구호 중 하나는 ‘상생’이다. 그러나 시장은  줄어들고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현 철강 유통업계의 상황은 사실상 ‘적자생존(適者生存)’이다.

  적자생존의 최일선에 나선 이들이 바로 영업사원이다. 영업사원들은 힘든 시황과 무한경쟁 속에 점점 지쳐가는 모습이다.
과거 한 유통업체는 영업정책을 과도하게 경쟁 위주로 변화시키며 부작용을 겪은 바 있다. 영업사원 급여 대부분을 기본급이 아닌 성과급으로 지급해 자사 영업사원들의 경쟁까지 부추긴 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영업사원들이 같은 수요업체에서 같은 제품의 수주를 따왔는데 가격이 저마다 달랐던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동료끼리도 가격 정보를 숨기고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분위기에 지친 영업사원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결국, 이 회사는 기본급을 늘려 영업 부담을 덜게 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선 경쟁자지만 사적인 자리에선 동종 업계 동료일 뿐이다. 한 다리 건너서 모두 아는 사이고 실제로 만나면 호형호제하는 영업사원들이 많다. 그러나 시황이 좋지 않다 보니 몇몇 ‘잘 나가는’ 업체에 대해 시기 섞인 험담이 들리는 등 영업사원으로서의 불문율을 깨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영업 역시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정정당당하게 승부가 이뤄져야 하는데 최근에는 수주를 위해 있지도 않은 경쟁업체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비상식적 영업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영업사원들의 과도한 무한경쟁이 저가 판매의 원흉이 되기도 한다. 예전같이 수요가들이 “얼굴 봐서라도”, “전에도 샀으니까” 구매하던 시절은 지났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조금이라도 회사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정책이 선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이 프로젝트성 저가 물량을 내놓는 등 영업방식은 점점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

  누구보다 가슴이 쓰린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온몸으로 느끼는 영업사원들일 것 같다. 오늘도 영업사원들은 상생은 ‘이상’이고 적자생존이 ‘현실’인 철강유통업계에서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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