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제품 유통, 연결고리 끊어야

저질제품 유통, 연결고리 끊어야

  • 철강
  • 승인 2013.08.0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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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기락 kr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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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락 기자
  지난 1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울산 SMP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물탱크 붕괴 사고 책임을 물어 삼성엔지니어링 박기성 사장의 경질을 결정했다.

  지난달 3명이 숨지고 12명의 부상자를 낸 울산 남구 SMP 물탱크 사고 원인은 체결 부분에 사용한 볼트 중 상당수가 설계상 명시된 고장력 볼트가 아닌 일반 볼트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공사에 사용된 볼트는 약 2만개로 이 중 일부는 경기 시흥시의 볼트 도·소매업체가 물탱크 제작회사 다우테크에 납품한 1만5,700개의 고장력볼트로 조사됐다. 하지만 나머지 4,300개는 다우테크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15만개 볼트 중 일부며 다우테크가 자체 보관한 일반 볼트 중 일부인 것으로 드러난 것.

  아직 경찰의 조사 결과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볼트가 박기성 사장의 경질을 비롯해 3명의 사상자와 12명의 부상자라는 참사의 원인이 됐다.

  사고 원인이 애초 업계가 우려했던 품질 기준에 부적합한 파스너 제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저가 중국산 제품 때문에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못내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아직 사고 등으로 보고된 사례는 없지만 일부 업체들이 저가 경쟁에 따른 납품 단가를 맞추고자 저질 원자재를 사용하거나 가공 처리가 완벽하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축용 선재 가공제품의 경우 시공 후 대부분 눈에 띄지 않다는 이유로 수요가 측에서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저질 제품의 양산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사고 역시 모든 체결 부분에 고장력 볼트가 사용돼야 하지만 가격 면에서 절반 정도인 일반 볼트와 중국산 제품이 일부 사용되면서 구조물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였다.

  결과적으로 저질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품질을 고려하지 않고 저가만 우선시하는 수요 업체들 모두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저가·저질 제품 유통은 공급업체와 수요업체 중 하나만 사라져도 그 연결고리가 끊어져 시장에서 근절될 수 있다.

  수요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체 간 저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저가·저질 제품의 유통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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