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에 정년 연장, 기술취득지원금 요구
한국지엠, 기본급 및 성과급 인상, 공장별 생산물량 보장 요구
르노삼성, 지난해 1,720억 적자불구 4%대 임금인상 요구
일부 자동차 업체들의 부분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아직은 큰 영향이 없지만 결국 철강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임금협상을 시작한 현대기아자동차 노사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철강업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실적이 지난해 대비 개선된 곳은 쌍용자동차뿐이지만 노사 간 갈등이 없는 곳도 쌍용차가 유일하다. 나머지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은 각각 0.8%, 5.3%, 8.8%, 14.2%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노조의 주장은 완곡하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만큼 합당한 요구를 보상하고 있다.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에 정년 61세까지 연장에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 1,000만원의 기술취득지원금 지급 조항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측에서는 이를 자녀가 대학에 들어간 경우 대학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경우 상대적 박탈로 여기고 있고 사측은 사실상 재수 지원금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사정도 긴박하다. 지난해 노조가 결성된 르노삼성은 기본급 인상이 최대 쟁점이다. 노조는 4%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 측은 지난해 적자가 1,720억원으로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도 상황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성과급 300%+600만원 지급 요구와는 별도로 GM본사에 공장별 생산 물량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군산공장이 차세대 크루즈 생산지에서 배제된 데다 부평공장 역시 앞으로 신차 생산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 해외 언론을 통해 한국지엠의 한국 시장 단계적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속된 파업은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댄 에커슨 최고경영자가 향후 5년간 한국에 8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철수설이 가라앉은 이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
한국지엠은 일단 철수설을 일축하고 나섰지만 국내 통상임금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생산비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지엠의 자동차 1대당 생산비는 이미 스페인, 러시아를 추월한 데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할 경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철강업계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어 속단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전반적인 자동차업계의 부분파업과 노사 간 갈등은 철강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분파업에 따른 자동차 생산량 감소는 물론 공장 해외 이전 등의 극단적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어 지켜보는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