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안주?

술안주?

  • 철강
  • 승인 2013.11.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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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재현 bang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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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현 기자
  이런저런 이유로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엔 빈병이 한 가득이다.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오다 이제 막 공직에 나갈 준비를 하는 녀석은 친구들이 쏟아내는 사회생활 이야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인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한 친구의 회사 이야기에 화제가 집중됐다. 마침 입에 맞는 안줏거리라도 나온 듯 한잔 두잔 술을 털어놓으며 설(?)을 푸는 그 녀석을 보니 ‘역시 회사 이야기만 한 안줏거리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회사는 얼마 전 사장 인사문제로 큰 홍역을 치뤘다. 직원들이 똘똘 뭉쳐 사장을 몰아내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회사에서 쫓겨났다. 회사 운영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직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던 사장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회사에 입사한 이 친구는 초봉이 5,000만원에 이르는 고액연봉자였지만 몇 달째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또 한잔 술이 넘어가는 순간이다.

  이 친구의 사장은 정권을 등에 업고 공영방송 MBC의 수장이 됐다. 공영방송의 특성상 인사에 정부 입김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파가 국민이 모두 이용하고 누릴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 언론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 했을 때 사장이 한 일들을 돌이켜보면 ‘역시 낙하산은 어쩔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또 한잔 넘어간다.

  MBC와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최근 포스코의 인사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중도 퇴진하기로 한 정준양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인 영포라인의 도움을 받아 포스코 회장에 취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 회장은 국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도 사업다각화와 미래 신소재 개발 및 자원 에너지분야에 관심을 두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왔다는 평이다.

  또 최근에는 세계철강협회 차기 회장에 선임되며 글로벌 철강업계 리더로서 위상을 확보해 나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조기 사퇴 압력을 받아오던 그가 결국 사의를 표명하면서 벌써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역시나 정권을 등에 업은 낙하산 후보군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누가 차기 회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포스코 직원들의 술안주가 되지 않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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