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과 수요산업은 소재의 공급과 구매라는 단순한 거래관계를 떠나 국내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다. 특히 자동차나 조선산업은 철강과 관련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그런데 지난주 뉴스 가운데 철강업계를 긴장시키는 한 가지 소식이 들렸다. 그것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다는 뉴스였다.
철강업계가 긴장할 만도 한 것이 쉐보레 브랜드로 팔리는 GM 차량의 대부분을 한국GM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한국GM의 수출차량 중 30%가 유럽으로 수출되다 보니 유럽에서의 쉐보레 철수는 곧 한국GM의 생산량 감소를 의미한다. 국내 철강업체들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상황인 셈이다.
GM은 글로벌 메이커이지만 국내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들렸던 GM의 한국 철수 소문이 최근에 다시 회자되기도 한다. 근래에는 유럽 수출기지인 군산공장의 구조조정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이처럼 유럽 쉐보레 브랜드 철수로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때문에 주요 철강 제조업체뿐 아니라 공급망 사슬에 묶여 있는 부품업체까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줄탁동기(啐啄同機)’라는 선종의 화두가 있다. 알 속에서 자란 병아리는 부리로 껍질 안쪽을 쪼아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줄’은 병아리가 알껍질을 깨고자 쪼는 것이고 어미 닭이 이 소리를 듣고 밖에서 알을 쪼는 것을 ‘탁’이라 한다.
국내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GM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은 여전히 상당하다. 국내 철강 및 부품업체들과 GM이 협력적 상생이 가능한 ‘줄탁동기’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