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안녕들 하십니까?”

  • 철강
  • 승인 2013.12.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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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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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철 기자

  “안녕들 하십니까?”란 제목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았던 한 대학생의 대자보에 대한 각계 반응이 그야말로 요원의 불길처럼 뜨겁게 번지고 있다.

  물론 지면을 빌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 이러한 제목을 빌려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안녕 못지않게 우리 삶에 불가분의 관계로 이어진 산업 전반도 그동안 그리 안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취재 안테나의 제목을 이렇게 뽑아 보았다.

  20대 청년 백수, 중장년층의 명예퇴직, 만족스럽지 못한 노후 대책 속에 어려운 나날을 보내는 많은 노년층까지 글로벌 경제 불안 속에 우리 사회에 그늘을 드리우게 하는 이런 문제들도 결국 산업 전반을 둘러싼 경기 부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철강 업계 전문지인 본지에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취재원 한 명이 최근 어려운 일을 당했다.

  그가 몸담았던 사업체가 얼마 전 사업 정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철강 유통 업체로서 오랜 세월 한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업을 영위했던 해당 업체는 억대의 부채만 남긴 채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평소 친분이 깊었던 이 취재원은 “고의 부도나 야반도주도 없이 정직하게 철강 유통업을 십여 년 영위하고 남은 것이 빚뿐이라는 사실에 허탈할 뿐”이라면서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시 철강 유통업체 이직을 준비하고 있지만, 경기 부진 속에 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이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말마따나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백수들이 넘치는 현 상황에서 40대 가장이 새로운 직장을 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어서 소식을 접한 기자도 씁쓸한 마음이었다.

  최근에는 한 비철금속 업체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주도해왔던 한 핵심 임원이 십여 년을 몸담았던 회사에서 물러날 처지에 놓였다는 얘기도 들린다.

  업계와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드러날 만큼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던 해당 임원에 대한 기억이 선명한 기자는 이번 소식에도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연말연시 인사 발표를 앞두고 이러한 소식들은 아마 앞으로도 적잖이 더 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자리를 떠나게 될 사람들도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업체들도 그동안의 노력과 열정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격려 속에 새로운 출발과 안녕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여건이었다면 이런 소식 뒤에 남는 씁쓸함과 허전함도 많이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루빨리 이 불안한 시대와 경기 부진을 딛고 산업 전반이 다시 한번 힘차게 성장을 꿈꾸는 날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맺는다. 더불어 그때까지 우리 모두 안녕하시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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