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철강업체의 사훈

어느 철강업체의 사훈

  • 철강
  • 승인 2014.01.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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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재현 bang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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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현 기자
  신년이 되면서 국내 주요 철강업체가 발표한 경영비전을 살펴보면 공통으로 들어오는 단어들이 눈에 띈다. 시장변화, 선제 대응, 침체, 우위 확보, 경쟁, 안정적 수익 창출 등과 같은 단어들이 그것이다.

  이런 단어는 지금의 철강업계와 각 업체 리더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물건은 팔아야겠는데 경기는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고 중국의 공세는 나날이 거세지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단어가 거의 모든 업체의 신년사에 반복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북쪽 동토의 땅 빨간 현수막’처럼 공격적이고 선동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사무실 한쪽 벽에 이런 문구가 큼직하게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해보니 생각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 철강업체의 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얼마 전 당진에 있는 한 냉연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찾았는데 이곳 대표의 방에서 흥미로운 액자를 볼 수 있었다. 바로 사훈이 적힌 액자였는데 얼핏 봐서는 철강업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석자가 적혀 있었다. 멍하니 액자를 바라보는 기자를 향해 이 회사 대표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차근차근 해석을 해줬다.

  ‘꿈, 덕, 정’ 참 두루뭉술하고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단순하고 지극히 평범한 사훈이었지만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였지만 무언가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속에는 혼란과 격변의 철강업계가 나아가야 할 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 대표는 논어와 같은 고전을 인용하며 사훈을 설명했는데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꿈, 개인적인 꿈일지언정 성취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 결국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덕, 배려하고 존중하며 따뜻하게 감싸주자. 그러면 회사도 성장해 나갈 것이다. 정, 가족·친지·친구 간의 끈끈함을 갖자. 특히 회사 동료와의 끈끈한 유대는 성장의 밑거름이다.

  경기가 좋으나 어려우나 리더들은 ‘어떻게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하나의 꿈을 꾸게 할까’ 고민한다.
이 때문에 누군가는 제도를 바꾸고 윽박지르기도 하지만 결코 효과를 볼 수 없다. 직원 개개인의 꿈과 성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이 업체 대표의 지혜가 빛을 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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