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당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떠나는 당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 철강
  • 승인 2014.01.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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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간언 ku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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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간언 기자
  누군가가 군인 시절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빨리 전역하고 싶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 시절 숨 막히는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서너 번은 ‘사회에 나가는 꿈’을 꾸었다.

  당직 병사의 기상 알림 소리에 얼떨떨한 기분으로 일어나면 속박돼 있는 현실을 확인하고 허탈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티끌 같은 정 하나도 남김없이 털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징글맞은 군대였다.

  하지만 전역 날 후임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거침없이 밀려오는 2년 2개월의 추억 앞에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동안 수고했다”, “고마웠다” 훈장처럼 얹어 주는 말에 지난 고생을 모두 녹일 수 있는 진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후임들 역시 불만이 없을 리 만무했지만 작별 앞에서 누구도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이는 그동안 선임들의 전역을 보면서 떠나가는 법과 보내는 법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인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승진의 기쁨을 누린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아픔을 겪은 사람도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회사를 떠나는 자의 앞날에 대해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국내 경기가 어렵다보니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쓸쓸하고 안 되어 보이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더 나은 출발을 위해 지난날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장기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가며 지난 추억에 젖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한 회사에서 청년·중년 시절 모두를 바친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회사에게 버림받았다는 서러운 마음에 의기소침해져 조용히 사라지고 싶을 수 있다. 평생을 바쳐온 회사에게 작별 인사라도 정식으로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만약 그러한 당신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말을 당신의 회사를 대신해 전하고 싶다.

  그리고 각박한 현실 속에서 회사의 부품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한번쯤은 떠나가는 사람을 향해서 진심어린 말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말 한 마디, 추억 하나 쉽게 나누기 힘든 차가운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 자리에서 떠나야 하기에, 지금 인사의 계절에 떠나가는 법과 보내는 법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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