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 스크랩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주요 납품업체들이 수익성 악화, 과도한 과세 정책 등 때문에 빚에 허덕이다가 문을 닫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주요 납품업체 한 관계자는 “10년 넘게 철 스크랩 업계에 종사했는데 올해 초와 같이 힘든 때는 처음”이라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중상업체에서 구매해 제강사에 납품을 하면 오히려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래를 할 때마다 적자가 쌓이니 요즘 같아선 차라리 거래를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 5원 이윤의 구조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겠느냐?”라며 “이런 상황이 철 스크랩 업체에 의해서만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 스크랩 업계가 적자경영에 내몰린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음과 같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제강사들이 많은 납품업체를 등록해 업체 간 경쟁을 부추긴 데 있다. 여러 제강사에 많은 납품업체들이 있다 보니 철 스크랩 소·중상들은 선급금을 잘 주고 단가를 높게 쳐주는 곳에 납품하고 있다. 납품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당 5원 이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다.
게다가 적정 가격에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중상들로서는 고물상과 발생처(공장)의 눈치를 살피다 보니 매입자료 없는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곤 한다. 결국 철 스크랩 업체들은 ‘노마진’으로 힘들게 회사를 경영하다가 세무조사 한 방에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구조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무당국은 업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철 스크랩 업계를 탈세의 온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 당사자 신분증 복사본, 거래처 확인자료(간판 사진 등), 통장 거래금액, 계량표 등 손쉽게 갖출 수 있는 증빙서류를 갖춰 거래하는 방식인 가칭 인정과세법을 만들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가)인정과세법으로 개선한다면 고의적인 탈세를 예방할 수 있고 억지로 무자료 거래 상황에 내몰리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