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生 … 상반된 인생의 줄임말(?)

相生 … 상반된 인생의 줄임말(?)

  • 철강
  • 승인 2014.03.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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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간언 ku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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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간언 기자
  매년 1~2월이면 상당수 공급 업체들과 수요 업체들이 장기 계약 협상을 진행한다. 품목별로 협상 기간이 다를 수 있지만 3월 초쯤 되면 올해 장기 계약 협상에 대한 후일담이 많이 들려온다.

  올해 역시 끊을 수 없는 갑을 관계에 대한 불만을 넘어선 분노에 가까운 말이 나오고 있다. 이미 관행을 넘어서 자연스러운 수준에 다다른 갑을 관계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더욱 을에 놓인 업체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판매 부진과 사업 축소를 대응하고자 상당수 업체들이 가장 먼저 취하는 행동이 제조원가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 요금 등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는 상황 속에서 우월적 위치의 수요 업체들은 원료 가격을 낮추고자 다방면으로 중소 공급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우월적 위치의 수요 업체들은 정부에서 ‘상생’을 강조하는 시대에 예전과 같은 관행은 이미 없어졌다고 말하지만 예전보다 더 무섭게 변했다는 게 을의 입장인 업체들의 주장이다.

  중소 공급 업체 대표가 수요 업체의 과장급 실무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한 마디도 제대로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상생은 상반된 인생의 줄임말 같다며 죽지 않을 정도로 살려주고 있다는 웃기 어려운 씁쓸한 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원료 업계에서는 수요 업체들의 강한 압박 때문에 생산 중단과 감산을 선언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상당수 수요 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원료 공급 과잉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제조 원가 절감을 통해 사업 부진을 만회해야 할 시기에 국내 공급 업체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월적 위치 업체들의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업체들의 사업 부진이 무리한 확장과 경영자의 비윤리적 행동, 새로운 시대 적응 부족 등에서 연유한 것이라면 을의 입장인 업체들에 책임을 전가하는 사업 방식에 대한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해야 할 것이다.

  양적으로 아무리 큰 기업도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백 년을 지속할 수 없다. 뿌리가 튼튼해지려면 잔뿌리 역할을 하는 중소 업체들과 함께 진정한 상생 정신을 발휘해야만 한다.

  근래 대기업들이 내실을 기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우월적 위치의 대기업들은 참된 내실 추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며 중소 업체와 상생의 길을 추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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