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시장, 휴대폰 시장보다 못하다

철강 시장, 휴대폰 시장보다 못하다

  • 철강
  • 승인 2014.05.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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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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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호 기자
  철강업계가 심한 과도기 현상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품목들이 공급과잉과 저가 수입재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휴대폰 업계는 정부로부터 이동통신사 3사가 모두 영업정지를 받았다. 영업정지 이유는 불법보조금 지급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불법으로 기기 할인을 지원해 준 것이 것이 영업정지 이유다.
철강업계 역시 최근 제조업체들의 할인 지원 정책에 따라 유통업계와 수요가들이 웃고 울고 있다. 휴대폰 업계가 이통사들의 보조금 지원에 따라 웃고 우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보조금을 받지 않고 휴대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호구라고 부르듯이 철강시장 역시 제 값 주고 사는 고객사들이 시각장애인 취급 받고 있다.
다만 휴대폰 업계는 정부에서 보조금 지급을 불법으로 규정해 이를 규제하고 있지만 수입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철강업계는 제조업체들의 할인 지원이 없다면 거의 살아갈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최근 철강업계는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는 종합상사들의 무분별한 수입 정책이 한몫하고 있다. 대형 종합상사들의 경우 대부분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지만 중소 상사들은 밤낮을 오가는 박쥐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H상사의 예를 들자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열연강판(HR)을 주로 수입했지만 후판 수입으로 방향을 틀더니 지난해부터는 H형강 위주로 수입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돈 되는 품목만 취급하며 철새처럼 이 품목 저 품목 옮겨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소 상사들의 행태는 이들이 손대는 품목마다 회복하기 힘들만큼 타격을 주고 있다. 후판이 그랬고 이제는 H형강이 그렇다. 이들은 저가 투매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 내에서 가격 하락 주범으로 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철강 시장은 휴대폰 시장과 달리 과당경쟁으로 인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할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요가들도 보다 더 싸게 부르는 곳을 찾아가고 있는 실정. 이는 누가 막을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결국 휴대폰 시장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손을 쓰지 않는 한 철강 시장의 어두운 그림자는 걷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이점이 있다면 정부가 할인 지원을 막는 것이 아니라 수입 규제, 이마저도 안 되면 제대로 된 규격 정립 등을 통해 시장 내 혼란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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