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안전자산으로 위상 변화… 신흥국 통화와 차별화
4월 1,050원 선을 하향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올해 1,000원 선에서 지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선물 리서치센터 정미영 센터장은 5월 29일 서울 상공회의소회관 지하 2층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외환/원자재 시황 및 하반기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삼성선물이 대한상공회의소 및 블룸버그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정미영 센터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원/달러 환율이 4월 1,050원을 하향 돌파한 이유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원화의 위상 변화를 들었다.
정 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지지선이었던 1,050원 환율을 하향 돌파한 데는 옐런 의장 발언 이후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중국 금융 리스크 우려 감소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의 호조세가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전에 1,050원을 중요한 지지선으로 개입했던 정부 당국도 이번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이는 중요한 레벨이 깨졌지만, 환율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환율 상승 재료가 나오더라도 상승 폭이 상당히 제한적일 걸로 본다"고 말했다.
정미영 센터장은 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탄탄하게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해외 직접 투자 급증 ▲원자재 가격 안정 ▲통계 개편에 따른 증가 영향 ▲해외 건설 수주, 반도체, 자동차, 해외 증권 투자 증가에 따른 이자와 배당 등 다양한 먹거리 파생 등을 들었다.
이중 정 센터장은 해외 직접 투자 증가를 경상수지 흑자의 중요한 이유로 들고 2007년 이후 7년간 1,770억달러가 집행된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로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감소하는 대신 해외 법인에 대한 수출이 증가해 경상수지 흑자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센터장은 해외 직접 투자에 따른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내수 부진과 국내 투자 감소에 따른 성장 동력 저하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 센터장은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의 차별성과 관련 "안정적 경상 흑자, 재정 건전성과 거시경제 관리 능력 개선, 낮아진 환율 변동성과 원화 저평가 인식 등으로 원화는 2010년부터 준안전자산의 개념으로 변화했다"면서 "신흥국 통화는 2011년을 기점으로 뚜렷하게 하락하고 있으나, 이처럼 위상이 변화한 원화는 신흥국 통화와는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센터장은 "정부 당국이 1,050원을 열어준 이유는 내수 부양 정책 방향과 경상 흑자 부담으로 개입 라인이 후퇴한 때문"이라면서 "1,050원 하향 돌파를 열어준 이후는 5% 정도 절상을 용인하는 1,000원 정도에서 강한 방어선을 치지 않을까 전망한다. 원화 절상이 더 심해지면 기업의 해외 투자가 더욱 늘어나 국내 내수 부진과 성장 동력 저하가 심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