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로 국내 기계와 운송장비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이 31일 국내 311개 제조업체(환율변동 무관 응답업체 제외시 275개)를 대상으로 원화강세 영향여부와 대응실태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약 75%가 원화강세로 기업활동에 ‘이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같이 응답한 기업 가운데 채산성 악화(78%)와 수출 감소(9%) 등 피해를 봤다는 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기계(89%), 정밀기계(86%), 운송장비(84%), 화학(80%) 순으로 채산성 악화를 든 기업의 비중이 컸다.
특히 36.7%가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대기업은 27.4%에 불과했지만 중소기업은 39%에 달해 중소기업이 환율 변동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는 답변은 중소기업(34%)이 대기업(19%)보다 많았다.
일부 업종에서는 원화강세에 따른 수입원자재 가격하락으로 채산성이 개선됐다는 답변도 나왔다. 섬유(25%), 철강(17%), 기타제조업(25%)에서 ‘채산성 개선’을 응답한 비중이 많았다.
원화강세의 대처방안으로는 ‘수출단가 인상’(25%), ‘환리스크 관리 강화’(22%)를 꼽았고 ‘대책 없음’(18%)도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원화강세와 관련된 정부 정책 수요로는 ‘환율의 안정적 관리’(74%)에 대한 요구가 압도적이었고 ‘수출금융/세제 지원 확대’(16%)를 요구하는 응답도 많았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원화강세가 환변동성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쳐 이에 초점을 맞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원화강세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체질 개선과 구조 강화를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