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토론)제조·유통 임원, 유통 구조적 문제 통감

(패널 토론)제조·유통 임원, 유통 구조적 문제 통감

  • KISNON2014 유통세미나
  • 승인 2014.09.26 17:19
  • 댓글 0
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강업계 대응 및 유통업계 나아갈 방향 제시

철강금속신문과 철강산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철강 유통의 중요성과 미래’를 주제로 한 세미나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철강 유통구조에 대한 분석과 정부 및 철강업계의 대응방안, 유통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했다.



▶ 포스코경영연구소 김경찬 박사
▲ 포스코경영연구소 김경찬 박사
국내 유통산업의 위기는 구조적 취약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한·중·일 간 소재를 주고받는 분업구조가 확실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고급강에 치중하고 각국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우리 철강산업은 새로운 제조업체의 등장과 함께 경쟁이 치열해졌고 불안정해져 취약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지원이 받쳐주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상사와 제조사의 공조체제가 이뤄졌다.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되면서 웬만하면 수입재를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국은 상하공정 간 연계성을 강화해야한다. 중소형 실수요 수입재는 정부의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 철강시장은 가격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불안정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철강사의 공론화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해외진출 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한국은 미비한 지원으로 직접적으로 나서기가 어렵다. 국내 유통업체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제조사와 연계성을 높이고 규모 및 기능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포스코 김동호 상무
▲ 포스코 김동호 상무
유통의 역할이 강화돼야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다만 똑같이 유통에 대한 얘기를 하더라도 공급자가 바라보는 유통의 모습, 수요가나 유통 당사자가 바라보는 모습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포스코SSC를 봐도 설비가동률은 평균 50%에 그치고 영업이익도 부진하다. 하지만 제조사의 수익구조도 크게 차이 없을 만큼 어려움이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입재를 철저히 막고 시장이 정화되길 바라지만 수요가나 유통업체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1995년부터 2013년까지 국산 철강재가 해외에서 AD제소된 것이 94건이다. 우리나라가 수입재에 대해 제소한 것은 12건에 불과하다. 정부차원에서 철강산업과 수입재에 대한 인식을 변화해야한다고 본다.

국내 수입 철강재 비중이 35% 정도로 알고있는데 이대로 방치하면 문제가 있다. 동남아권에서는 수입재에 대해 사전품질인증제도를 4~5년 전부터 시행 중이다. 해당국에 수출하고자하는 해외 제조사는 심사를 받아야한다. 전 세계에서 수입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인 우리도 동남아권과 같은 제도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국내 유통산업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지역·제품·기능 간 통폐합이 논의 돼야할 시점이다. 부품·제조산업까지도 1차 유통업체서 관심을 가지고 전문화를 이뤄야 한다.

해외진출 역시 단독으로는 어렵다.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함께 논의해야한다. 솔루션은 현장에서 찾아야한다. 2차 고객사, 엔드유저들의 공정이나 설비 경영관리, 마케팅 등 모든 부분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유통업체 생존 발전을 위해 상생의 가치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본다.
 
▶ 기보스틸 전병억 전무
▲ 기보스틸 전병억 전무
정부에서 철강 가공 유통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 중소기업청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청까지 설립되었지만 막상 철강 가공 유통업체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공센터들은 급속한 시장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다수의 제조사들이 수입재를 막기 위해 수입 대응재를 내놓고 있지만 이 제품으로 인해 유통 시장은 혼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철강금속신문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제조업체들의 수출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입의 경우 전 제품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기존 고객사들이 수입재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량 수요가의 경우 대다수의 제조업체들이 직접 거래를 하고 있고 그 외 중소업체들은 가공센터들이 도맡아 거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담보력이 없고 제품 사용량이 일정하지 않다보니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판매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가공센터들은 제조업체들에게 일정한 구매량을 갖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제품을 시장 가격보다 밑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돌고 돌아 유통 시장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가공센터들의 영업이익률이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적자가 날 수있는 상황이다. 가공비는 20년전 그대로인 1만5,000원으로 변하지 않고 직원들의 임금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이에 제조업체들도 각 사 가공센터들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 현대제철 김진섭 이사
▲ 현대제철 김진섭 이사
앞에서 제가 할 말을 다 해주신 것 같다. 최근 저가 수입재나 유통업체 수가 증가하고 한·중·일 간 수급구조에서 힘들어진 부분, 철강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나빠져 생존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해 정부만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 건설사에서 저가 중국산 철강재를 써도 묵인하고 용인하는 이율 배반적인 상황을 보면서 정부에서 철강업계의 입장과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 철강재의 품질 안전을 위해 고객사 및 실수요 등 업계 모두가 정품을 쓰는 등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품인지, 원산지가 어딘지에 대해 소비자가 정확히 알고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일본과 중국은 수입재가 활개 치지 않게 하기 위해 교묘히 막아놓은 부분이 있다. 우리도 관련 법개정이 필요하다. 지난 롤마킹 KS개정처럼 협회와 제조사가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분위기가 돼야한다.
 
▶ 원일특강 장덕교 전무
▲ 원일특강 장덕교 전무
유통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이익률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철강 수요가 공급이 늘어난 만큼 늘어나야하는데 오히려 제조사의 설비증설로 인해 공급만 늘어나고 있다.

수입도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다만 중국산을 무조건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경우 보호무역이 필요하겠지만 글로벌시대에 점점 그렇게 되기 힘들 것이다.

자유무역시대로 가고 있는 만큼 품질·기술·가격 등 모든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산이 시장 잠식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우리도 그만큼 수출을 많이 하고 있다. 수입을 막고 우리만 수출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쟁력을 키워야하는데 공급과잉이 크다. 특수강의 경우 제조사 연간생산능력은 370만톤이다. 수입은 80만톤이다. 올해 수요는 317만톤으로 예상된다. 공급과잉이 40%나 된다.

특수강업계에 단조 설비가 부족한 시기에 포스코, 현진, 태웅 등 업체 등이 동시에 설비증설을 했다. 공급과잉의 원인을 초래한 것이다.

앞으로는 정부가 철강이 중요한 장치산업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설비 합리화도 필요하다. 일본은 조강생산량 과잉되고 경기가 나빠지면 자체적으로 이를 줄인다. 우리는 과잉이지만 더 늘리고만 있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에는 설비합리화를 통해 조강생산을 줄이는 방안으로 가야한다.

제조사와 유통가공업체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또한 이들이 신뢰성을 구축하고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제조사에서 적극적인 정보교환 및 자금지원 등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 철강산업연구원 손영욱 대표
▲ 철강산업연구원 손영욱 대표
중국과 일본은 정부가 주축이 돼 보호막이 형성돼있다. 우리나라는 수입산에 완전한 개방상태다. 산업을 위한 정책이 너무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산업 중요성 선별도 너무 한쪽으로만 편중돼 있는 것 같다.

현재 철강산업은 시장논리에 의해 움직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정부의 정책적인 측면에서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유통에서 구조 변화는 리스크를 많이 안아야 한다. 제조사와의 협조관계가 없으면 자금 등 감당하기 힘들다.

제조사가 인센티브 지급, 제도적 지원 등 상생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 그동안은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서로 책임을 회피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제조사, 유통업체, 수요가 모두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균형을 맞추는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 산업연구원 정은미 박사
▲ 산업연구원 정은미 박사
국내 유통산업은 단순히 물건을 중계하고 마진을 받는 역할로 충분한 시기가 있었지만 위험부담을 전가 받는 시기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제조사에 의지만하면서 자생력을 키우지 못했다. 유통업체도 이제는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어느 업체가 M&A가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수익이 나는 시장에 무조건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인식을 전환해야한다는 답변을 하고 싶다.

수입재 방어에 대해서도 건설업계에서 중국산을 못 쓰게 한다는 반발심이 나오고 있다. 이는 산업에서 공동체라는 전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철강산업에 공급과잉은 2012년에 처음 언급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전까지는 금기사항이었던 것이 철강업계의 태도였다. 이제는 어떠한 정책 수단도 적용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철강업계 스스로가 유통가공업 역시 중요한 부분으로 인정하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 철강금속신문 정하영 편집국장
▲ 본지 정하영 편집국장
수입재 문제는 정부의 인식부족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철강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OECD 가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당시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수입 무관세, 합금철 역관세율 등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철강산업의 강세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철강은 괜찮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수입재의 폭발적 증가는 2011년에 급격히 가격을 올린 것이 계기였다. 정부에서 가격 인상을 막았는데 그것이 풀리고 인상 못한 것을 한꺼번에 올리다보니 중국산과 20~30만원의 격차가 생겼다. 유통업체들은 가격차이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수입산을 들여왔고 중국산의 품질이 생각보다 괜찮아지면서 수입재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크게 늘어났다.

참여해주신 발표자 및 토론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유통가공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좋은 씨앗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까지 충실히 하겠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