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배출권 거래제 시행…철강업계 위기감 ‘증폭’

CO₂배출권 거래제 시행…철강업계 위기감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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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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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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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배출권 거래시장 활성화 보완대책 지적
철강업계, 올해 2,000여억원 과징금 발생 전망
포스코·현대 등 CO₂저감 노력 이미 활성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이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철강업계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경영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허용량을 할당받은 525개 업체 간에 배출권 거래가 이날 시작된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기업은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다. 정부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이 할당받은 배출권 가운데 남거나 부족한 양을 사고파는 제도다.

  하지만 배출권을 사겠다는 기업은 많은 반면 팔겠다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거래제 시행…‘기업투자 위축’ 우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통보받은 525개 업체 가운데 포스코, 현대제철, LG화학 등 200여 개 기업이 할당 기준과 관련해 환경부에 이의신청이나 건의사항을 제출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배출 할당량이 부족하다거나 추가 할당 관련 규정을 정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에너지·발전업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배출 할당량인 3억576만여KAU를 부여받았지만 정부에 요청한 규모보다 약 6.5%가 부족해 배출권 초과 구매가 불가피해 보인다.

  배출권을 구매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1KAU당 3만원의 과징금을 부담해야한다. 철강업계는 올해 최소 2,000여억원의 과징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향후 기업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는 것과 동시에 천문학적인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라는 것이다.

  이에 환경부는 업체별 할당량이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결정한 것으로 이제 와서 할당량이 적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또 신·증설 등 업체 사정을 감안해 추가 할당량을 주는 제도적 장치도 이미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 철강업계, CO₂배출감소 자체 노력 중

  철강업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이미 자체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포스코는 제철공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복합발전을 증설하는 등 탄소배출 저감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고로 가스와 파이넥스 가스를 섞는 기술은 포항부생가스발전소가 세계 최초다. 원유기준 연간 수입대체효과는 570억원이며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는 18만톤에 달한다.

  또한 철강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부터 열에너지를 회수하는 ‘슬래그 헌열회수’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고장력강판 개발과 판매 등을 통해 ‘사회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축산 폐기물인 우분(쇠똥)을 자원화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친환경 연료로 만들고 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제선기술을 통해 자원화한 75톤의 우분을 미분탄(석탄)을 대체해 당진제철소 고로 1, 2기에 나누어 투입했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분을 미분탄(석탄)과 혼합해 사용하면 고로 내부의 연소효율이 높아져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든다”며 “이번 평가사업으로 최대 113톤의 이산화탄소(CO₂)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1톤의 우분 연료(건조 고체연료) 사용으로 6.5톤의 축산폐기물이 자원으로 탈바꿈된다. 이로 인해 1.5톤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수입원료 대체 및 원가경쟁력 향상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

  현대제철은 우분이 석탄을 대체할 만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지난 3년간 우분을 활용한 친환경 제선기술 개발을 진행해 관련 특허 7건을 출원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펼쳐왔다.

  이밖에 동국제강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효과적인 에코아크 전기로를 2010년부터 최초로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에코아크 공법은 국가 지정 온실가스 저감 공법으로 2012년에 인증 받았다.

  또한 수년에 걸쳐 인천제강소에 4700억원을 투자해 노후화된 전기로와, 철근 압연라인을 친환경 설비로 변화시키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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