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유로존 경제의 회복 지속가능성 점검’
국내 수출 경기 회복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유로존은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에도 상반기 경제 회복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 원유 가격 상승, 국가 간 성장 격차, 청년층 고용 취약성 등으로 안개 낀(Foggy) 경제 상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유로존 경제의 회복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그리스 문제 등 유로존 내 정치적 위협이 확대됐지만 경제성장률은 2015년 1/4분기 0.4%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상승 배경은 ▲구매력 확대에 따른 소비 증가세 지속 ▲생산, 투자 회복 기조 ▲유로화 가치 절하로 교역조건 개선 및 무역수지 확대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로 시중 자금 경색 완화 등을 들 수 있다.
보고서는 "유로존 경제는 하반기에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미국의 금리 인상, 원유 가격 상승, 역내 국가 간 성장 격차, 지정학적 리스크, 청년 고용 취약성 지속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유로존의 안개 낀(FOGGY) 경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선 올 하반기 유로존 경제의 순항을 가로막는 하방 요인으로 첫째,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렉시트 등이 금융시장 불안(Financial-market uncertainty)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스 디폴트 문제는 부채 상환이 몰려있는 3/4분기에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유로존에 유입됐던 달러 유동성이 빠르게 유턴(U-Turn)한다면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것이다.
둘째, 국제 원유가격 상승(Oil-price rising)이 소비 심리를 재차 위축시킬 수 있다. 셋째로 보고서는 역내 국가 간 성장 격차(Growth Difference) 지속이 구조 개혁을 지연시키고 경제 안정성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가뿐만 아니라 핀란드도 2014년 실질 GDP가 재정위기가 시작된 201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들 국가 대부분은 2015년에도 성장률이 유로존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로는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가 유로존의 수출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유로화의 가치 급락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됐지만 CIS, MENA 지역의 혼란과 중국의 성장률 저하 등이 유로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CIS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유로존 내 발틱 국가들과 핀란드, 중동 지역이 포함된 MENA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들은 이들 지역의 혼란이 지속될 경우 경제 회복력이 약화될 수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유럽의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 고용의 취약성(Youth labor market vulnerability)이 지속되며 고용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위기 국가들의 청년실업률은 50%대로 재정위기는 청년층 고용에 더 크게 타격을 주었다.
한편, 보고서는 하반기 유럽 경제 회복세 둔화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對유럽 수출진흥 전략 재정비 ▲유로존 경제 모니터링 강화로 위기 재발 가능성 대비 ▲원화 환율 변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 등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유로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으로 對유럽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수출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리스의 디폴트 및 미국 금리 인상이 3/4분기에 고비가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으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끝으로 미국, 일본에 이어 ECB도 금융 완화 정책을 강화하는 점이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수출 경기 회복 지연으로 작용할 수 있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