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선열의 얼이 주인인 회사, 다시 옷깃을 여미자”

“포스코는 선열의 얼이 주인인 회사, 다시 옷깃을 여미자”

  • 철강
  • 승인 2015.07.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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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웹데스크 kmj@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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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주 前 동우사 사장 특별기고


  포스코는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의 상징이며 그 초석이었다. 어려운 탄생과 굳건한 성장의 신화는 우리 국민에게 자긍심을 안겨주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했다. 정부와 회사의 위아래가 모두 합심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회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바탕에는 중책에 대한 책임감, 사명의식,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게 한 자부심과 주인의식, 정도를 벗어나지 않은 지조와 지혜로움이 있었다.

 

▲ 안덕주 전 동우사 사장

  시대가 바뀌면서 포스코가 민영화 되었다. 국민기업 1호라는 국민적 여망 아래 모두 주식 1주라도 갖자고 나섰던 기억이 새롭다. 기대에 부응하여 포스코는 민영화가 된 후에도 모두가 부러워하는 경영실적과 세계 제일의 생산성을 과시하면서 여전히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돌이켜 보건대 포스코는 민영화 후 국제화 되는 과정에서 제철보국과 주주이익과 국가적 모범기업의 틀 사이에서 정체성 인식 혼선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크게는 우리나라 산업화 역사가 일천한 데서 오는 모든 관계자의 실수와 과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책임자의 교체가 있었던 것은 역사가 오랜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정체성 인식의 혼선은 그룹매출 목표 100조, 200조 설정 등의 과욕으로 표현되기도 했고 최근 일반에 알려진 바와 같은 투자 및 임원보수 논란에서 엿보이는 바 내부의 경영주체도, 외부의 견제기구도 모두 오류를 범했다고 봐야 한다.

  잘못된 정체성 인식은 인간의 약점을 타고 도덕적 해이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결국 포스코는 여러 사안으로 검창 수사대상이 되는 사태를 맞게 되었다. 국민에게는 실망이, 우리에게는 부끄러움이 안겨졌다. 많은 사람들과 일부 언론이 “포스코는 주인이 없는 회사”라서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포스코 경영자라 ‘좋은 주인’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포스코 책임자는 모든 경영권한이 주어져있는 만큼 이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포스코는 이제 금번의 과오를 계기로 다시 제자리를 찾아 발돋움해야 한다. 매출규모보다 최고의 합리성과 내실을 다시는 회사로 면모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민영화 됐다는 말이 정도경영에서 벗어나도 좋다는 뜻으로 오해된다면 곤란하다. 여전히 회사 창립 당시의 간절했던 제철보국 염원과 사명감, 희생적 노력을 기억하는 것은 지금도 필요하다. 포스코의 문화는 민영화 됐어도 일반 사기업과 구별돼야 한다. 모든 포스코 임직원은 호국선열의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특별한 이해와 긍지 아래 항상 겸허, 검소, 인내, 자숙, 희생정신으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포스코가 ‘사즉생;의 비장한 각오로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단호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 근본적인 반성 하에 진정으로 ’TOP, One, New‘로 대변되는 권오준 회장의 경영방침이 구현되어 국민의 신망을 회복하기 바란다. 모두에게 긍지를 안겨주는 ’Top‘, 물리적 하나가 아닌 화학적 하나를 의미하는 ’One‘, 신지평(新地平)의 ’New‘로 작금의 어두운 그림자, 주인이 없다는 오명으로부터 속히 벗어나기를 바란다.

  포스코의 정신과 전통이 선배, 후배의 이어짐과 함께 영속되기를 기원한다. 포스코는 선열이, 그리고 ’사즉생;의 정도경영이 주인인 회사라는 인식만 확실하면 모든 유혹과 강압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우매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누가 포스코를 주인이 없는 회사라 하는가?
 
 ○ 1938년 생
 ○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 1968년 포항제철 입사(창립요원)
 ○ 압연건설반장, 냉연부장, 경영정책실장, 설비부본부장, 업무이사 등 역임
 ○ 전 동우사 사장, 현 도일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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