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연평균 성장률 1970년대 10%→2010년대 3.5%
수출 추세 성장률 2000년 12.9%→2014년 7.9%
우리나라 경제가 좀처럼 저성장과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 장기 성장 동력 추세가 약화되는 원인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3일 '성장의 추세적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내·외수의 복합 불황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추세 성장률이 2000년대 초반 5%대 중반에서 최근 3%대 중반까지 하락했다”며 “그 때문에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전환되는 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국가의 경기지표는 장기적인 성장추세와 성장 추세선을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경기순환이 이어지는데 한국의 경우 경기가 수축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력이 떨어져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GDP 추세성장률은 1970~1979년 10%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00년대 들어 내수·외수 불황이 겹치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내수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부소비와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성장률이 과거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하향세가 뚜렷하다. 고령화, 가계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로 민간소비의 추세성장률은 2000년 4.5%에서 지난해 2.4%까지 급락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가계소비 심리가 위축돼 민간소비의 수축 국면도 장기화하고 있다고 김 선임연구원은 진단했다.
2000년 1.8%이던 건설투자의 추세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거치면서 지난해 -0.5%까지 하락했다.
수출 부문에서의 장기 추세 성장률도 최근 빠르게 둔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의 장기 추세 성장률은 2000년 12.9%에서 2014년 7.9%까지 떨어졌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력을 회복하려면 노동 시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을 신속히 완수하고 신성장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