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제강사 "포스코 철근시장 진입 부당"

'뿔난' 제강사 "포스코 철근시장 진입 부당"

  • 철강
  • 승인 2015.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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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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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 22일 산업부 방문, 부당함 호소
베트남 시장진출 실패, 국내 업계 '부메랑'
"업계 공멸위기 직면…지속적 강력대응 나설 것"

  최근 베트남 봉형강 공장(POSCO SS-VINA)을 통한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 소식에 국내 제강사들이 제대로 뿔났다. 국내서 철근을 생산하는 기존 7대 전기로 제강사는 이와 관련 부당함을 정부에 호소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 따르면 제강사 관계자들은 22일 오후 2시 산업통상자원부 철강화학과를 방문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 과녁 잃은 포스코, 정당성 논란 증폭
  제강사는 이날 산업부와 만남에서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은 업계의 생존에 위협을 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동시에 산업부 측의 행정지도 등 포스코 측이 최소한의 선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사 관계자는 "포스코의 베트남 현지 수요대응 실패가 결국 국내 철근업계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이를 강건재 사업의 경쟁력 제고로 포장해 국내로 들여오는 것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입찰의 어려움은 컨소시엄 방식을 활용해도 될 문제인데 제강사에 제대로 제안을 한 적이나 있는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포스코는 최근 특수강 사업진출 등으로 중견업체들의 판로를 잃게 만든 현대제철부터 업계의 룰을 깨뜨렸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철근이 전부라고 볼 수 있는 한국철강, 환영철강, 대한제강, YK스틸, 한국제강 등 업체에게는 통하지 않는 논리다.

  이 관계자는 "일시적인 호황기가 왔을 뿐 장기적으로 철근시장은 과잉이 현실"이라며 "철강업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맏형' 포스코가 중소업체 죽이기에 나선 것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 '공생'과 '공멸', 선택의 끝은?
  포스코는 9월 테스트 물량의 수입을 거쳐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 공장의 봉형강 제품을 들여올 방침이다. 내년에는 연간 10만톤 규모의 베트남산 철근 수입을 예상하고 이미 국내 건설사를 상대로 영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봉형강 공장의 연간 철근 생산 규모는 50만톤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포스코가 돌연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포스코가 베트남산 철근 판매를 건설, 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에 국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국내에 유입될 경우 기존 철근시장을 침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국내 수입량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품들이 국내시장에서 새로운 가격대를 형성하게 되면서 기존 철근시장의 생태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 제강사에게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은 공생이 아닌 공멸의 길로 진입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 포스코 VS 제강사 '일촉즉발'…난감한 산업부
  제강사의 강경한 입장 표명에 산업부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중립을 지켜야할 정부 입장에서는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에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에서도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산업부에서도 제강사의 입장을 이해하며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이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다"며 “다만 산업부는 포스코에서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고 절충안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편 제강사는 절충안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자리를 계기로 각계에 강력히 입장을 표명하고 정부에서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 측에 행정지도 등 권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각 사 노동조합도 이번 문제와 관련해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며 “포스코의 행위가 불법은 아니지만 제강사에겐 생존이 달린 사안이다. 향후 우리의 입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입에 대한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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